
국내 한 시민단체가 애플 인공지능(AI)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허위광고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속한 조치와 국내 소비자 보상을 촉구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 합의가 이뤄졌는데도 국내에서는 공정위 조사가 1년 넘게 진척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6일 성명을 내고 “공정위가 자료 제출 요구 단계에 머무른 채 1년 넘게 조사를 방치하는 사이 미국에서는 애플이 2억5000만달러(약 3629억원) 규모 소비자 집단소송 합의에 나섰다”며 “한국 소비자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서울YMCA는 지난해 3월 24일 애플의 애플 인텔리전스 광고와 관련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공정위에 조사와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등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사건을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지만, 현재까지 자료 제출 요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YMCA 주장이다.
YMCA는 공정위가 법에 따라 사업자에게 실증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자료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광고를 계속할 경우 광고 중지 명령이나 과태료 부과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 아무런 권한 행사 없이 조사가 장기간 지연된 이유를 공정위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애플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한국에서도 이에 준하는 자발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YMCA는 “애플은 즉시 공정위에 자료를 제출하고, 한국에서도 미국의 합의 내용에 준한 자발적 보상을 이행하라“며 ”더 이상 책임 없는 태도로 국내 소비자를 무시하고 우롱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소비자 반응과 시장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MCA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내 소비자 피해 구제 제도 한계도 드러났다고 봤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는 집단소송제가 없어 피해 소비자가 개별 소송에 나서야 하는 만큼 실효성 있는 집단소송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시리 AI 기능과 관련한 소비자 집단소송에서 2억5000만달러에 합의했다. 이번 소송은 애플이 2024년 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 AI 업그레이드를 공개한 뒤, 해당 기능이 새 아이폰 출시 시점에 제공되지 않으면서 제기됐다. 애플은 위법을 인정하지 않았고, 합의안은 법원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