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내세워 수익 배분”…국토부, 도로공사·퇴직자단체 정조준

휴게소
휴게소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구조가 전면 재편 수순에 들어간다. 퇴직자단체와 공기업 간 유착 구조가 수십 년간 이어졌다는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다.

국토교통부는 7일 한국도로공사와 퇴직자단체 '도성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휴게소 운영 과정 전반에서 비영리법인 취지 훼손과 특혜 의혹이 확인됐다는 판단이다.

핵심은 '비영리 간판, 사실상 영리 운영' 구조다. 도성회는 1984년 설립 이후 공익 목적 사업은 수행하지 않고 회원 친목 중심으로 운영됐다. 대신 자회사 H&DE를 통해 휴게소 사업에 참여하고 수익을 배당받아 회원에게 지급해왔다.

최근 10년간 평균 8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아 이 중 약 4억원을 생일축하금 등으로 나눴다. 회비도 약 25억원 규모로 적립해두고 사용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비영리법인의 이익 분배 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세금 문제도 드러났다. 도성회는 배당금을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처리해 매년 약 4억원 규모 소득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토부는 이를 탈루 정황으로 보고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지배 구조 역시 사실상 '내부 순환'이었다. H&DE 임원 전원이 도성회 회원으로 구성됐고 사무총장은 자회사 이사를 겸직했다. 도성회가 자회사 수익을 다시 배당받는 구조가 반복됐다.

도성회 배당금의 법인세 비과세 적용 현황
도성회 배당금의 법인세 비과세 적용 현황

도로공사 측에서도 특혜 의혹이 확인됐다. 혼합민자 방식 휴게소 시범사업에서 기존 원칙을 바꿔 동일 기업집단 계열사를 별도 기업으로 인정했다. 그 결과 도성회 계열에 주유소 운영권이 수의로 추가 부여됐다. 기존에는 계열사 1곳만 입찰 참여가 가능했다.

입찰 정보 유출 의혹도 제기됐다. 사업 타당성 용역 진행 상황과 입찰 일정, 가격 정보 등이 사전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또 사업시행자가 부담해야 할 투자금액을 확정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했고, 공사비 검증이나 진행 상황 관리도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휴게소에서는 장기간 수의 방식으로 입점업체 운영권을 맡긴 사례도 적발됐다.

국토부는 즉각 조치에 들어간다. 도성회에는 정관 개정을 요구해 수익 분배 구조를 차단하고, 도로공사에는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다. 특혜 계약과 정보 유출 의혹은 수사기관에 넘길 예정이다.

휴게소 운영 전반에 대한 추가 점검도 진행 중이다. 납품대금 미지급 등 불공정 거래 여부를 전수 조사하고, 운영사 관리 체계에 대한 별도 감사도 이어간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십 년간 고착된 구조를 바로잡는 출발점”이라며 “휴게시설 운영 개혁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