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VR 무게·관성 실제처럼 구현 손가락 착용형 햅틱 시스템 개발

VR 시나리오에 사용된 가상 도구와 세 가지 실험 조건.
VR 시나리오에 사용된 가상 도구와 세 가지 실험 조건.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김승준 AI융합학과 교수팀이 가상현실(VR)속 다양한 도구의 무게감과 휘두르는 느낌을 실제처럼 구현할 수 있는 손가락 착용형 햅틱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VR 기술은 시각적 표현 측면에서는 빠르게 발전했지만, 사용자가 가상 물체를 실제처럼 '손에 쥐고 다루는 감각'을 구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망치나 검처럼 무게중심이 다른 도구를 휘두를 때 느껴지는 묵직함, 저항감, 관성 같은 물리 감각은 기존 단일 컨트롤러만으로는 자연스럽게 전달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손가락에 착용하는 소형 장치를 활용해 손 자체를 하나의 '가상 도구 인터페이스'로 확장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손가락에 부착된 소형 장치가 금속 막대를 앞뒤로 움직이며 무게 분포를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연구팀은 물리적 변화를 가상 환경 속 도구의 움직임과 실시간으로 연동해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장면과 손으로 느끼는 감각이 자연스럽게 일치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실제 사용자 실험을 통해 사람이 느끼는 관성이 실제 물리량보다 훨씬 크게 증폭돼 인식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사용자가 서로 다른 무게감과 저항감을 동일하다고 느끼는 지점(PSE)을 측정한 결과, 사용자가 체감한 관성은 실제 이론값 대비 약 4.19배에서 최대 10.45배까지 크게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물리 자극만으로도 사용자가 훨씬 큰 무게감과 도구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용자 경험 평가에서도 시각 정보와 촉각 정보가 일치할수록 몰입감과 현실감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VR 시나리오 실험에서 사용자는 드럼 스틱, 권총, 식칼, 톤파, 맥주잔 등 다양한 가상 도구를 손에 쥔 듯한 감각으로 인식했으며, 도구별 특성을 보다 쉽게 구분했다.

왼쪽부터 신세무 석사, 김광빈 박사과정생, 강성준 박사과정생, 김승준 교수, 박정주 석사. 오른쪽 위 왼쪽부터 엄주원 박사과정생, 김보천 석사, 박찬영 학생.
왼쪽부터 신세무 석사, 김광빈 박사과정생, 강성준 박사과정생, 김승준 교수, 박정주 석사. 오른쪽 위 왼쪽부터 엄주원 박사과정생, 김보천 석사, 박찬영 학생.

가상 도구의 움직임과 손으로 느껴지는 관성감이 일치할 때 몰입감, 현실감, 즐거움이 모두 높아졌다.

반면 장치 착용에 따른 불편감은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았으며, 비교적 간단한 장치만으로도 높은 수준의 물리 피드백 구현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사용자의 손과 손가락 자체를 인터페이스의 일부로 활용해, 가상 물체를 단순히 '보는 경험'에서 실제처럼 '다루는 경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게임 분야에서는 조작감과 몰입감을 높이고 교육·훈련·원격 작업 환경에서는 실제와 유사한 물리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팀은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 손가락 끝에 착용하는 간단한 장치만으로 실제와 유사한 물리감을 구현할 수 있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줄이는 차세대 확장현실(XR) 인터페이스 기술로 기대한다.

김승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손가락에 착용하는 작은 장치만으로도 가상 객체의 무게감과 관성 같은 물리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에는 더욱 가볍고 정교한 형태로 발전시켜 다양한 현실-가상 융합 환경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