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이익 15%·상한 해제' 고수…업계 “도미노 리스크” 우려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차 사후조정을 통해 도출된 조정안에 노사가 동의하고 받아들일 경우 삼성전자 창립 이래 2번째 파업은 피할 수 있게 된다. 노조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1일로 예고한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2026.5.12     utzza@yna.co.kr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차 사후조정을 통해 도출된 조정안에 노사가 동의하고 받아들일 경우 삼성전자 창립 이래 2번째 파업은 피할 수 있게 된다. 노조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1일로 예고한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2026.5.12 utzza@yna.co.kr

삼성전자 노사가 12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주관 사후 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오전 협상에서는 핵심 쟁점인 성과급 산정 방식을 놓고 양측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현행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초과 성과분에 특별포상을 더하는 방식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제도화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회사 측 안은 경영 실적에 따라 지급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연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메모리 사업부 기준으로 경쟁사 동등 수준 이상 지급률을 보장하되, 업황이 좋을 때는 별도 성과급을 추가 지급하는 구조다.

반면,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고정 배분' 방식이 제도화될 경우에 파급력은 삼성전자 한 곳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보상 체계는 국내 대기업 전반의 기준점 역할을 해왔다”며 “삼성전자가 노조요구를 받아 제도화에 나설 경우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중소기업과 공공부문까지 동일한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카카오는 영업이익 10%,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 현대차는 순이익 30%,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30%를 각각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영업이익 N% 보장'이라는 요구 패턴이 이미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특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명문화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성과급을 사실상 고정비로 전환하면, 적자 전환 시기나 불황 국면에서 경영 운신 폭이 크게 좁아지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인 반도체 산업에서 자본 운용 유연성이 떨어지면 중장기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대기업이 고정 비율 기반 고성과급 체계를 구축하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과 보상 격차가 한층 벌어진다. 대기업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협력사는 인력난과 사기 저하라는 이중고를 안게 된다는 것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