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문턱 20점 낮춰…'국내 공급망' 비중은 더 키웠다

현대차 아이오닉 3 N라인 모델.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 아이오닉 3 N라인 모델.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기준을 최종 확정하면서 보조금 사업 참여 기준을 당초 초안의 '80점 이상'에서 '60점 이상'으로 완화했다. 다만 평가 항목 가운데 '공급망 기여도' 비중을 가장 높게 설정해 국내 생산·부품·고용 연계 효과를 핵심 기준으로 반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기준'을 확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확정된 기준은 총점 100점 만점으로 △기술개발 역량 △공급망 기여도 △환경정책 대응 △사후관리·지속성 △안전관리 등 5개 분야 13개 세부 평가항목으로 구성된다. 사업자는 60점 이상을 받아야 정부 전기차 보급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통과 기준과 평가방식이다. 당초 초안은 100점 만점 평가에 가점 20점, 감점 20점을 별도로 두고 80점 이상을 요구하는 구조였지만, 최종안은 가점 항목을 삭제하고 100점 만점 기준 60점 이상으로 조정했다. 정성평가 비중도 크게 줄여 대부분 항목을 정량평가로 전환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초안은 100점 평가에 가점 20점을 더한 구조였지만, 최종안은 가점 항목을 없애고 100점 만점 체계로 정리했다”며 “제도 도입 초기부터 문턱을 지나치게 높이면 보급사업 참여 기업이 과도하게 줄어 국내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도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0점은 일정 수준의 기술력과 사후관리 인프라를 갖춘 업체가 통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본 것”이라며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제도가 안착되면 매년 평가기준을 업데이트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공급망 기여도 항목은 전체 100점 가운데 40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정부가 단순 차량 판매보다 국내 산업 생태계와의 연계성을 중점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는 △국내 생산·공급 역량 △부품산업 전환 기여 △지역 공급망 안정성 △고용 창출 효과 등을 평가한다.

국내 전기차 양산라인을 운영하는 기업에는 높은 점수가 부여되고, 국내 부품 조달 비중이 클수록 유리하다. 국내 기업 배터리 셀을 사용하거나 국내 공장에서 배터리 팩을 조립한 경우 전체 배터리 가액을 국내 조달 실적으로 인정한다. 국내 부품업체·연구기관과 공동 연구개발을 수행하거나 국내 고용 규모가 큰 기업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공급망 안정성 항목은 국내 투자와 국산 부품 사용, 국내 고용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취지”라며 “국내 자동차 산업과 부품업계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받는 충격을 줄이고, 국내 소비자 보호와 산업 생태계 강화를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확정 기준을 자동차 제작사에 공지한 뒤 6월 중순까지 서류 준비 기간을 부여하고, 6월 하순 평가를 거쳐 7월 1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항목 및 배점 기준.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항목 및 배점 기준.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