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확산과 디지털 전환이 향후 10년 국내 일자리 지형을 크게 바꿀 것이라는 국책 연구기관 전망이 나왔다. 은행·증권 사무직과 단순 행정·사무보조 업무는 감소 압력이 커지는 반면, 데이터 기반 기획 직무와 의료·돌봄·재활 분야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2035 정성적 일자리 전망'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망은 경영·사무·금융·보험직, 보건·의료직, 예술·디자인·방송·스포츠직, 미용·여행·숙박·음식·경비·청소직 등 4개 직군, 총 205개 직업을 대상으로 향후 10년간 고용 변화를 분석했다.
고용정보원은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 확산으로 반복·규칙 기반 업무의 대체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서 작성·전표 입력·고객 응대 등 정형 업무는 AI와 챗봇, 자동화 시스템이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표 감소 직군으로는 출납창구 사무원, 증권 사무원, 은행 사무원, 단순 사무·회계·경리 입력 직무 등이 제시됐다. 실제 전망표에서는 안내·접수원과 비서, 전산자료입력원 및 사무보조원이 '다소 감소'로 분류됐다.
디자인·콘텐츠 분야도 생성형 AI 영향권에 들어갔다. 보고서는 이미지·배경·패턴·더빙·음성 재현 자동화가 확대되면서 단순 디자인·편집 보조 직무의 축소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획·연출·콘셉트 설계 역량 중요성은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봤다.

반대로 AI 시대에도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로는 의료·돌봄·데이터 기반 직무가 꼽혔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전문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생활지도원 등의 수요가 확대되고, 디지털 전환으로 데이터 분석·디지털금융·경영기획·마케팅기획 관련 직무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고용정보원은 생성형 AI가 기존 화이트칼라 업무뿐 아니라 향후 로봇·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영역으로 확대될 경우 블루칼라 일자리까지 구조 변화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분석 결과 182개 직업 중 '증가'는 9개(4.9%), '다소 증가'는 47개(25.8%), '현 수준 유지'는 114개(62.6%)로 나타났다. '다소 감소'는 12개(6.6%)였으며, '감소'로 분류된 직업은 없었다.
이창수 고용정보원장은 “직업정보서가 청소년과 청년, 중장년 등은 물론 직업교육·훈련 관계자, 진로·취업상담 전문가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며, “AI 전환 등 급변하는 직업세계 속에서 합리적인 진로 선택과 직업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