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글로벌 해체시장 잡아라”…韓, 세계 첫 원전해체 국제표준 제정 주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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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원전 해체 분야 국제표준 제정 작업을 주도하며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선점에 나선다. 원전 건설·운영 분야에서 국제 기준을 받아들이던 위치에서 벗어나 해체 분야에서는 국제 규범을 만드는 '룰메이커'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한국이 2023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원전 해체' 표준안이 최근 ISO 원자력 기술위원회(TC85)에서 신규작업표준안(NP)으로 최종 승인됐다고 18일 밝혔다. 미국·중국·일본 등 9개 회원국이 찬성했다.

이번 표준안은 원전 해체 과정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 요건을 담았다. 용어 정의부터 해체 계획 수립, 실행, 관리 체계까지 포함된다. 한국은 프로젝트 리더로 국제표준 제정 작업을 직접 이끌게 되며, 내년 12월 국제표준(IS) 발간을 목표로 각국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한다.

국표원은 이번 일반 표준을 시작으로 △원전 해체 계획 △방사성폐기물 관리 △시설 특성 분석 △안전성 평가 △해체 작업 관리 △방사성 오염 제거 및 철거 △방사선 방호·모니터링 △해제 기준 적용 △부지 복원 등 해체 공정별 9종 국제표준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들도 표준화 작업에 참여해 국제 안전 기준과의 정합성을 높일 예정이다. 정부는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표준이 향후 글로벌 원전 해체 산업의 실질적 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AEA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에서 400기 이상의 원전이 해체될 예정이며 시장 규모는 500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우리나라는 그간 원전 건설과 운영에 있어 국제 기준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었으나, 이번 표준안 제정을 계기로 해체 분야 국제표준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면서 “K-원전의 수출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ISO뿐만 아니라 ASME(미국기계학회) 등의 사실상 표준 제정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