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노동권만큼 경영권도 존중…공공복리 위해 기본권 제한될 수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대규모 파업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은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양측에 연대 의식을 당부했다. 아울러 공공복리를 위해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긴급조정권 발동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X(구 트위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회사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 노사의 사실상 마지막 대화를 앞두고 양측에 합의를 위한 지혜를 모아달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사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이윤에 몫을 가진다”면서 “한때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해석되는 발언도 있었다.

긴급조정권은 노조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파업이 금지되고 중노위가 조정을 진행한다. 조정에서도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중노위가 강제로 중재안을 만들 수도 있다.

이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전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언급한 것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21일 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이날 중노위가 열리는 만큼 양측의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은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면서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이다. 과유불급 물극필반”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책임지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