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먹는 치매약' 글로벌 상업화 채비…9월 승부수

누적 10조원이 넘는 기술이전 계약을 달성한 아리바이오가 먹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다음 달 글로벌 임상 3상 종료와 9월 주요 결과 발표를 앞두고 권역별 협력사를 확보하며 허가 후 시장 진입 준비에 나섰다.

아리바이오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경구형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계약 현황과 사업화 일정 등을 공개했다. (왼쪽부터)프레드 킴 미국지사장, 이병건 특별고문, 정재준 공동대표, 성수현 공동대표.(사진=아리바이오)
아리바이오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경구형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계약 현황과 사업화 일정 등을 공개했다. (왼쪽부터)프레드 킴 미국지사장, 이병건 특별고문, 정재준 공동대표, 성수현 공동대표.(사진=아리바이오)

아리바이오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간담회를 갖고 경구형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계약 현황과 사업화 일정 등을 공개했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13일 중국 푸싱제약에 한국·중동·중남미를 제외한 지역의 독점 판매권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독점 권리 행사에 따른 선급금 1억4000만달러(약 2100억원)을 포함해 신약 허가 시 계약 규모는 47억달러(약 7조600억원)에 달한다.

AR1001은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5(PDE-5)를 억제해 뇌세포 보호와 혈류 개선 등을 유도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비정상 타우 단백질 억제, 신경염증 감소, 뇌 혈류 개선, 신경세포 보호 등을 동시 겨냥하는 다중 기전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뇌 속 노폐물 제거에 머무른 기존 치료제와 달리 주사제가 아닌 경구 복용이 가능해 차별화됐다.

아리바이오 경구형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 현황(자료=아리바이오)
아리바이오 경구형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 현황(자료=아리바이오)

아리바이오는 앞서 삼진제약,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자회사 아르세라 등과 AR1001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푸싱제약과의 계약으로 AR1001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섰다. 회사는 이들 계약이 AR1001의 신약 허가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13개국 230여개 임상기관에서 실시하는 AR1001 글로벌 임상 3상에는 총 1535명 환자가 등록했다. 다음 달 중국에서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친다. 아리바이오는 데이터 정제 절차를 거쳐 빠르면 9월 임상 주요 평가 변수를 요약한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한다. 임상 중도 탈락률이 15% 미만이고 임상 참가자들의 추가 약 공급 요청이 쇄도했다는 점에서 회사는 긍정적 임상 결과를 전망했다.

국내 임상을 주도한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결과를 공유할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임상 2상에서 보여준 결과를 잘 따라가고 있다”면서 “하반기 톱라인 발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톱라인 발표 후 아리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신청(NDA) 절차에 돌입한다. 동시에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푸싱제약은 생산, 가격·보험, 병원 네트워크 구축 등 상업화 전략을 펼친다.

알츠하이머 병을 경구약으로 치료한다는 접근법에 대한 시장 불신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리바이오는 앞서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했지만 기술성 평가에서 세 차례 고배를 마셨다. 최근까지도 국내 투자기관 대상으로 임상 비용을 조달했지만, 여의치 않자 중국 제약사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 성과를 발표했다.(사진=아리바이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 성과를 발표했다.(사진=아리바이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임상 3상 종료 전에 글로벌 판권을 이전한 것은 깊은 아쉬움이 남지만 3상을 끝까지 완수했다는 점만으로 의미가 크다”면서 “국내 바이오기업이 아리바이오 뒤를 이어 상업화 길로 나갈 수 있도록 16년간 축적한 임상 역량과 기술 플랫폼을 적극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