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약 4개월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두 나라 정상은 셔틀외교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시장 불안정성 극복을 위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방한에 따른 셔틀외교 정착이 외교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19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강화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두 정상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위기를 심도 있게 다뤘다.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고 핵심 에너지원인 LNG와 원유 분야에서는 지난 3월 양국이 체결한 'LNG 수급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원유·LNG 스와프 거래 등 원유 수급·비축 관련 정보 공유를 심화한다.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인공지능(AI)과 우주 탐사, 바이오 등 첨단 기술 분야 등 미래지향적 협력에도 힘을 모은다. 이 밖에도 초국가 스캠 범죄 공동 대응, 한일·한미일은 물론 한중일 협력,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을 시작으로 한 과거사 문제 협력 등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비축 강화를 포함한 에너지 공급 강화, 원유·석유 제품 및 LNG의 상호 융통 스와프 등 일한 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가까운 시일에 또 다른 만남을 예고했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다음에는 일본”이라며 “온천으로 할까. 아름다운 곳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머지않은 시기에 일본의 또 다른 아름다운 지역에서 총리님을 다시 뵙고 진솔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답방에 따른 셔틀외교 정착에 대한 외교적 함의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국제 질서가 변화함에 따라 대미 관세·투자 협상, 중동 에너지 위기, 북중러 밀착에 따른 동북아 안보 환경 변화 등 유사한 과제를 안게 된 양국이 셔틀외교를 통해 신뢰의 폭을 넓히며 공동 대응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번 회동은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약 4개월 만의 만남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을 방문함에 따라 한일 양국은 사상 처음으로 정상 간 상호 고향 방문 성사라는 새로운 외교적 이정표를 세웠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