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 거래대금 40%대 급감…코인거래소 수익성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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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거래소가 거래절벽에 직면했다. 증시 활황으로 개인 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반면,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줄면서 거래 수수료에 의존해 온 거래소 수익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 등 1·2위 사업자는 물론 중소 거래소까지 수익성 압박이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코인마켓캡 거래소 거래대금 데이터(오전 10시 기준)를 집계한 결과, 업비트의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5억4673만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일평균 25억2899만달러 대비 38.8% 감소했다. 빗썸의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도 약 6억4731만달러로 2025년 하반기 일평균 11억6360만달러보다 44.4% 줄었다.

1분기 이후에도 거래대금 위축 흐름은 이어졌다. 올해 1월 1일부터 5월 20일까지 범위를 넓히면 업비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3억7837만달러로 낮아져 2025년 하반기 대비 45.5% 감소했다. 빗썸도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약 5억9977만달러에 그쳐 감소율이 48.5%까지 확대됐다.

거래대금 감소는 실적으로 연결됐다. 두나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 2346억원, 영업이익 8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78% 줄었다. 빗썸도 1분기 매출 825억원, 영업이익 29억원으로 각각 57.6%, 95.8% 줄었고, 당기순손실 86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3~5위 거래소인 코인원, 코빗, 고팍스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이 거의 반토막 났고 영업적자도 커졌다”며 “지난해 1분기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강했지만, 올해는 분기 말 기준 가상자산 가치평가액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 부진은 증시 활황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6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8조6000억원 대비 3.5배 수준으로 늘었다. 코스피 강세와 반도체·AI 관련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위험자산 선택지가 가상자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계속 좋다 보니 그쪽으로 돈이 몰려 거래소 쪽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점유율이 높아진 것이지만, 사실상 매출이나 실적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소 거래소는 이벤트와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거래대금을 일부 방어해 왔지만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국내 거래소 수익원이 여전히 개인 현물거래 수수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가 줄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곧바로 흔들린다. 1·2위 사업자도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한 만큼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3~5위 거래소의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법인·기관 시장 개방 지연도 수익 다변화를 막고 있다. 국내 거래소는 글로벌 거래소처럼 파생상품, 기관 커스터디, 스테이블코인 결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어렵다. 고객확인 재이행,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고도화 등 규제 대응 비용도 계속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법인시장 개방 속도가 거래소 실적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