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리시아, 합성소비자로 매장 매출까지 시뮬레이션… '파라스토어' 오픈소스 공개

설문을 넘어 시뮬레이션으로…합성소비자 기반 '월드 시뮬레이션' 비전 첫 공개

인텔리시아의 리테일 시뮬레이션 '파라스토어'의 모습. AI 합성소비자가 가상 매장에서 언제 어떤 소비 행동을 하는지를 테스트할 수 있다. 사진=인텔리시아
인텔리시아의 리테일 시뮬레이션 '파라스토어'의 모습. AI 합성소비자가 가상 매장에서 언제 어떤 소비 행동을 하는지를 테스트할 수 있다. 사진=인텔리시아

AI 합성소비자 조사 플랫폼 더서베이AI를 운영하는 인텔리시아(대표 백승국)가 합성소비자가 3D 가상 매장 안에서 직접 걷고 물건을 고르는 리테일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파라스토어'를 26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파라스토어는 매장 위치와 매대 도면, 고객 프로필만 입력하면 LLM(대규모 언어모델)이 수백 명의 합성소비자를 자동 생성하고, 이들이 매장에 입장해 상품을 둘러보고, 담고, 결제하는 전체 쇼핑 여정을 시뮬레이션한다.

인텔리시아가 자사 합성소비자 엔진을 활용해 실제 편의점 데이터와 비교 검증한 결과, 카테고리별 매출 순위 일치도(스피어만 상관계수) 90% 이상을 달성했다. 백승국 대표는 이번 공개를 통해 “합성소비자가 리서치 단계를 넘어 현실 공간을 시뮬레이션하는 단계로 진입했으며, 인텔리시아가 월드 시뮬레이션 기업으로서의 비전을 본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리시아는 그간 합성소비자 기술을 '설문 응답'에 적용해 왔다. 합성소비자는 실제 소비자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이 설문 응답을 하는 차세대 기술로, 2025년 창업한 인텔리시아는 합성소비자 조사가 실제 조사와 높은 상관관계(CSI-2 0.91)를 보인다는 것을 증명하며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풀무원, LG유플러스, 퍼시스그룹 등 주요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번 파라스토어는 합성소비자의 활동 영역을 설문지에서 물리 공간으로 확장한다. 합성소비자가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매장 안을 걸어 다니며 상품을 고르는 행동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면, 기업은 매장을 짓기 전에 레이아웃의 효과를 미리 테스트할 수 있게 된다.

파라스토어는 합성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서서 나올 때까지의 행동을 세 단계로 시뮬레이션한다. 먼저 '이 사람은 어떤 쇼핑 스타일인가'를 정한다. 목적구매형, 습관형, 충동구매형, 구경형 등 12가지 패턴이 있고, 각각 행동 규칙이 다르다. 습관형은 둘러보지 않고 바로 산다. 충동구매형은 먼저 매장을 둘러보다 물건을 선택하는 식이다.

다음으로 매장 안을 합성소비자의 행동을 만든다. 눈높이 선반에 놓인 상품은 합성소비자 눈에 먼저 들어오지만, 하단 선반 상품은 목적 구매가 아니면 선택을 받기 어렵다. 실제 매장에서 관찰되는 시선 흐름과 같다. 마지막으로 우연한 발견을 시뮬레이션한다. 소비자의 이동 경로를 계산한 뒤, 자연스럽게 눈에 띄는 상품을 추출하고, AI가 충동적으로 이 상품을 집을지를 판단한다. '이 진열대를 저 위치로 옮기면 지나가는 고객이 뭘 추가로 집을까'를 직접 테스트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같은 페르소나라도 매번 다른 행동이 나오도록 맥락 변수를 조합한다. 몸 상태, 지갑 심리, 기분, 동행 여부를 확률적으로 섞어 '30대 직장인'이라도 피곤한 날과 기분 좋은 날의 쇼핑이 달라진다.

인텔리시아는 자사가 보유한 합성소비자 엔진을 파라스토어 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에 결합하여, 실제 편의점의 POS 데이터(고객 500명, 상품 109종)와 비교 검증했다. 재현율이란 AI 합성소비자가 현실의 사람을 얼마나 정확하게 모사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이번 검증에서는 세 가지를 봤다. 어떤 카테고리가 더 많이 팔리는지 순위가 맞는가(스피어만 상관계수 0.955), 전체 상품 별 판매량 비중이 얼마나 비슷한가(분포 유사도 0.802), 잘 팔리는 상품을 시뮬레이션도 상위로 잡아냈는가(순위 정합성 0.868). 세 지표 평균 87.5%다.

파라스토어에서는 합성소비자가 세 단계로 나눠 행동한다. 선반의 위치와 상품의 눈높이가 상품 선택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파라스토어 안에서 상품의 위치도 변경이 가능하다. 사진=인텔리시아
파라스토어에서는 합성소비자가 세 단계로 나눠 행동한다. 선반의 위치와 상품의 눈높이가 상품 선택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파라스토어 안에서 상품의 위치도 변경이 가능하다. 사진=인텔리시아

파라스토어가 열어주는 활용 시나리오는 넓다. 기존 매장의 상품 배치를 바꿨을 때 매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시뮬레이션하거나,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신규 매장의 예상 반응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인텔리시아는 이미 미국·일본·중국 등 글로벌 12개국 합성소비자 패널(ATLAS)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 브랜드가 해외 팝업스토어를 기획할 때 현지 소비자의 매장 내 행동과 매출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리적 공간을 만들기 전에 가상의 소비자를 먼저 걸어보게 하는 셈이다.

백승국 대표는 “합성소비자가 설문에 답하는 것에서 시작해 매장을 걷게 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그리는 월드 시뮬레이션의 첫 걸음”이라며, “파라스토어는 AI 합성소비자 기술이 물리 세계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리테일을 시작으로, 합성소비자가 도시를 걷고, 공간을 경험하고,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파라스토어는 MIT 라이선스로 깃허브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 수정, 배포할 수 있으며, 리테일 공간 최적화 연구나 LLM 기반 에이전트 시뮬레이션의 레퍼런스로 활용될 수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