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1차 관문 이번 주 열린다…살아남아도 내년엔 '300억 시험대'

사진=한국거래소
사진=한국거래소

코스닥 저시가총액·동전주 기업의 퇴출 절차가 이번 주 본격 시작된다.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이 처음 관리종목 지정 시험대에 오르는 데 이어 내년 1월에는 기준이 300억원으로 높아져 상장사들의 '생존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12일까지 시총 200억원 미만이나 주가 1000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된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거래소는 이날 장 마감 후 해당 요건을 충족한 종목의 관리종목 지정 사실을 공시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들을 12일 장 마감 이후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리종목 지정에 앞선 사전 경고는 이미 시작됐다. 거래소는 시총 200억원 미만 또는 주가 1000원 미만 상태가 25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기타시장안내'를 통해 이를 공시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정 전에 25거래일 연속 해당 요건에 해당한 기업들 목록을 KIND 공시를 통해 알렸다”고 말했다.

사전 경고를 받은 종목이 모두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주 내에 시총이 200억원 이상으로 올라가거나 주가가 1000원 이상을 회복하면 연속 미달 기록이 끊긴다. 거래소도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실제 관리종목 지정 기업 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는 12일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에는 본격적인 퇴출 절차가 시작된다. 시총이나 주가 기준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이후 별도로 90거래일의 개선기간이 있다.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안에 시총 200억원 이상 또는 주가 1000원 이상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해야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관리종목 지정을 넘기더라도 저시총 기업의 부담은 계속된다.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시총 상장유지 기준을 올해 7월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인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다시 300억원으로 상향한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 주기를 매년에서 반기 단위로 앞당긴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시총이 200억~300억원인 기업은 당장은 상장유지 기준을 충족하고 있더라도 내년부터 다시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올해 200억원의 첫 관문을 넘더라도 불과 5개월 뒤 300억원이라는 두 번째 기준을 맞게 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시총 200억원선을 가까스로 웃도는 기업까지 잠재적인 위험군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가 하락으로 시총이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30거래일 카운트가 시작되는 만큼 저시총 종목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요건을 연이어 강화하는 것은 코스닥시장의 부실기업 퇴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올해 2월부터 내년 6월까지를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으로 정하고 한국거래소 내 코스닥 집중관리단을 운영하고 있다. 시총과 동전주 외에도 완전자본잠식, 공시위반 등 상장폐지 요건을 함께 강화했다.

이번 주 첫 관리종목 지정은 강화된 상장폐지 제도가 실제 기업에 적용되는 첫 시험대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시총 300억원 기준까지 잇따라 적용되면 코스닥 저시총·동전주 중심으로 퇴출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며 “논에 물을 대고 잡초를 뽑아야 벼가 잘 자라는 것처럼 코스닥 시장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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