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로 전환…상위사 중심 재편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정부, 유관기관, 대부협회, 민간·현장전문가 등과 개최한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 금융위 제공]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정부, 유관기관, 대부협회, 민간·현장전문가 등과 개최한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 금융위 제공]

금융당국이 매입채권추심업을 현행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한다. 업체 난립과 과잉 추심을 막고 부적격 사업자를 정리해 채무자 보호를 강화하려는 조치다. 시장은 상위 30개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매입채권추심업은 등록제로 운영돼 진입 장벽이 낮다. 금융위에 등록된 업체는 911개사에 달하지만 매입 연체채권을 보유한 업체는 498개사에 그친다. 이 가운데 100건 이상 채권을 보유한 업체는 177개사다. 반면 상위 30개사가 전체 잔액의 86%를 차지해 시장 집중도가 높은 구조다.

금융위는 채권추심업 수준의 허가 요건을 매입채권추심업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신규 사업자는 금융회사 50% 이상 출자, 자본금 30억원, 타당하고 건전한 사업계획, 대주주 요건, 전문성 등을 갖춰야 한다.

20명 이상 상시 고용인력과 변호사 등 전문인력 5명 이상도 확보해야 한다. 임직원 적격성 기준과 민감정보 보호를 위한 전산 보안설비 요건도 적용된다.

금전대부업과 대부중개업 겸업은 금지된다. 채권을 매입한 뒤 대출 영업이나 중개 영업과 연결하는 이해상충을 막기 위한 장치다. 다만 부실채권(NPL) 유동화 등 전문성을 활용한 업무는 허용된다.

기존 사업자에게는 법 시행일로부터 3년간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에는 금융회사 50% 출자 요건 없이 허가받을 수 있다. 다만 대출업무와 대부중개업 겸업 금지는 즉시 적용된다.

허가제 전환 계획이 없는 사업자는 법 시행 후 6개월 안에 보유 채권 매각·소각 등 정리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허가받지 못한 채 등록이 만료되면 보유 채권은 6개월 안에 소각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부적격 업체가 퇴출당하면 장기·과잉 추심 관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감독 대상이 정리되면서 관리·감독 실효성도 높아질 수 있다.

임형준 금융위 가계금융과장은 “시장 참여자가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연체채권 가격이 상승해 추심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상위 30개사 중심으로 허가 신청이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8월까지 대부업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한다. 채권추심 가이드라인도 내규와 추심업무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규제 체계를 정비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이 차질 없이 이행되면 업이 질적으로 성장해 여신제도를 뒷받침하면서도 채무자를 보호하는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