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여간 표류해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최종 사업자 결정이 임박했다. 1차 입찰에 응하지 않은 HD현대중공업이 2차 입찰에 참여하면서 한화오션과 정면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다만 HD현대중공업 추가 보안 감점 적용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 29일 방위사업청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지명경쟁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 1차 입찰은 HD현대중공업이 입찰 참가 등록을 하지 않아 유찰됐다. 한화오션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양사가 모두 2차 입찰에 응함에 따라 지난 2023년 12월 KDDX 기본설계가 마무리된 이후 약 3년 만에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가 정해지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제안서 평가 및 협상 등을 거쳐 상반기 중 KDDX 사업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방위사업청의 HD현대중공업 추가 보안 감점 적용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이 입찰에 참여한 해양정보함 기본설계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보안 감점이 적용됐기 때문에 KDDX 제안서 평가에서도 보안 감점 적용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정 사업은 통상 소수점 단위로 승패가 갈리는 만큼 추가 보안 감점 적용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했음에도 불리한 구도에서 경쟁하게 되는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인해 2022년 11월19일부터 2025년 11월18일까지 1.8점의 보안 감점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2025년 9월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에게 2026년 12월까지 1.2점 감점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간 '최초 형 확정일로부터 입찰 등록 마감일 전일 기준 3년간 형사처벌 감점 기준이 적용된다'라는 입장을 뒤집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보안 감점 적용이 법적 근거 없이 부당하게 연장됐다며 '보안 감점 연장 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이 명확한 근거 없이 추가 보안 감점을 적용한 것이 KDDX 사업 지연 요인 중 하나”라며 “공정한 경쟁을 위한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KDDX 사업은 7조8000억원을 투입해 국산 기술로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통상 기본설계 업체가 수의계약을 통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지만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결정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