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소에 꽂힌 증권사들…스테이블코인·STO 유통망 선점

코인 거래소에 꽂힌 증권사들…스테이블코인·STO 유통망 선점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가 코인원 지분을 각각 20%씩 확보하면서 증권사들의 가상자산 거래소 선점 경쟁이 본격화됐다. 올초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 삼성증권의 두나무 지분 투자에 이어 한국투자증권까지 코인원 주요 주주로 합류하면서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주주 구성이 변화하고 있다.

코인원은 지난 29일 여의도 본사에서 한국투자증권, OKX벤처스, 컴투스홀딩스와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각각 코인원 지분 20%를 취득해 차명훈 대표(30.36%), 컴투스홀딩스(24.54%)에 이은 공동 3대 주주로 올라선다. 투자 이후에도 차명훈 대표의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은 유지된다.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전통 금융권과 접점을, OKX벤처스를 통해 글로벌 거래소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확보로 디지털자산 사업 진입로를 마련했다. OKX는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의 전략적 투자 당시 기업가치 250억달러, 한화 약 33조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국내 거래소 시장은 이미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바이낸스는 2023년 고팍스 지분을 인수하고 2025년 10월 금융당국의 임원 변경 신고 수리를 받으며 한국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올해 2월부터 코빗 인수를 추진 중이고, 삼성 계열사는 이달 두나무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증권사들이 거래소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 기대가 깔려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재개되면 발행과 유통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은행 중심의 발행 구조에 거래소·빅테크의 유통망, 증권사의 투자상품 연계 기능이 결합한 컨소시엄형 모델이 거론된다.

이 경우 거래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유통 채널로 부상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발행 못지않게 결제, 송금, 커머스, 투자 서비스와 연결되는 사용처와 유통망 확보가 중요하다. 이미 이용자 기반과 지갑, 원화 입출금 체계, 24시간 거래 시스템을 갖춘 거래소가 금융권의 주요 파트너로 떠오르는 이유다.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이 향후 새로운 디지털 금융 유통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다. STO와 RWA는 주식, 채권, 부동산, 머니마켓펀드(MMF), 비상장 지분 등 기존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발행·유통하는 시장이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방향,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대주주 지분제한 문제, 은행·증권·거래소 간 협력 구조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법인계좌 허용 범위와 FIU 심사, 자금세탁방지 규제 부담도 향후 거래소 투자와 인수합병의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의 경영 관여 가능성과 이용자 보호 장치,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건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거래소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의 필수 요소라고 판단, 선제적으로 지분을 투자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은 컨소시엄 주도로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향후 거래소들에 대한 타 금융사들의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