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보다 30% 싼 약 나올까… 후발 K-비만 파이프라인 경쟁 '가속페달'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개발 전략 현황 도식표.(표=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 연구팀)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개발 전략 현황 도식표.(표=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 연구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국내 기업이 내놓을 제품이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와 일라이릴리 '마운자로' 등 글로벌 제품 대비 최소 30% 가량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실제 출시 가격은 제품별 허가·보험 급여 적용·유통 구조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글루카곤 유사 펩다이트-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연내 국내 허가 신청을 목표로 조직 개편과 전사 협의체를 가동하고, 관련 연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는 비만을 복합 대사질환으로 보고 적응증 확대와 다제형 개발을 동시 추진 중이다. 임상 단계가 각기 다른 삼중작용제, 근손실 억제 후보물질 등 후속 파이프라인도 순차 구축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에크노글루타이드(IN-B00009)'의 국내 임상 3상 투약을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그룹 자회사 유노비아는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완료했다.

경쟁 축은 투약 편의성을 높인 '장기 지속형' 제형으로도 옮겨가고 있다. 주 1회 주사인 오리지널 제품의 투약 횟수를 '월 1회' 등으로 줄이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바이오 스타트업 티온랩테라퓨틱스와 협력해 월 1회 투여 장기 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 개발에 착수, 연내 첫 환자 투약을 목표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별도로 마이크로니들 패치형(DWRX5003) 임상 1상도 병행 중이다.

동국제약은 2~3개월 지속형 제형의 비임상 개념검증(PoC)을 마쳤고, 펩트론은 월 1회 장기 지속형 주사제 'PT403'을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다중 표적 경쟁도 본격화됐다. 셀트리온은 기존 1·2중 작용제를 뛰어넘는 4중 작용제와 경구용 치료제 투트랙 전략으로 2027년 IND 제출을 목표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대원제약은 팜어스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 중인 4중 작용제 비만치료제의 전임상 결과를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공개했다. 가스트린 수용체 활성화 기전을 결합해 체중 감량과 함께 췌장 베타세포 보호를 노리는 다중 표적 후보물질이다. 동물실험에서 대조군 대비 최대 50% 이상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외부 플랫폼을 결합한 속도전도 전개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 등 후보물질 2종의 개발·상업화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유한양행은 인벤티지랩 플랫폼을 활용해 월 1회 주사제를 개발 중이며,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플랫폼 적용 후보물질을 미국 멧세라에 기술이전해 이 중 2종이 임상 1상 단계에 진입했다.

글로벌 시장 역시 암젠(마리타이드) 등이 월 1회 이상으로 투약 간격을 늘린 후보물질 개발에 나서며 편의성 경쟁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한국 기업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최소 30%에서 50%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제형 차별화 등의 확실한 강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4년 약 300억달러(약 46조원)규모에서 오는 2030년 2000억달러(약 309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51% 급증한 2700억원 규모로 성장세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비만치료제 개발 현황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비만치료제 개발 현황표.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