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원창업기업 폴리페놀팩토리(대표 이해신)가 제주 해양 미세조류에서 확보한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DRN) 원료 기술과, 해당 원료가 세정 후에도 두피에 머무르도록 한 전달 기술을 공개했다.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들 기술을 소개했다.
PDRN은 항염, 조직 회복 반응을 유도하는 저분자 DNA 조각인데, 그동안 연어류 생식세포 유래 DNA에서 확보한 탓에 공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동물 유래 원료 사용에 따른 윤리적 논의, 원료 수급 계절성·안정성 문제가 뒤따랐다.

폴리페놀팩토리는 제주시 김녕해수욕장 인근 해상 구조물에 서식하는 규조류 계열 미세조류에 주목했다. 광생물반응기로 연중 배양이 가능해 안정적인 원료 생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며,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원료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연구진은 해양 미세조류에서 고순도 PDRN을 확보하고자 △규조류의 실리카 껍질을 파쇄하는 공정 △엽록소·지질 등 비 DNA 성분을 제거하는 정밀 정제 공정 △상업 규모의 안정적 대량 배양 인프라 확보를 진행했다.
폴리페놀팩토리는 이들 공정을 최적화해 단백질성 오염이 낮은 고순도 핵산 시료를 확보했다. 단백질·지질성 불순물은 전체 0.1~0.2% 수준이었다.
100PPM 농도 기준 세포 이동률은 60%다. 연어 유래 PDRN의 약 40% 세포 이동률보다 1.5배 높다. 1000PPM 조건에서는 세포 이동률이 82%까지 상승했다.
폴리페놀팩토리 R&D 본부의 정성진 박사는 “고순도 PDRN을 확보하고, 별도 정량 분석에서도 단백질·지질성 불순물도 관리해 지속가능한 차세대 PDRN 원료 개발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폴리페놀팩토리는 PDRN이 물에 쉽게 씻겨 나가지 않고, 두피 표면에 충분히 머물게 하는 Coacervate Adhesive PDRN™ 기술(이하 코아세르베이트 기술)도 선보였다.
이는 마치 우리 몸 속 점막과도 같은 '물과 섞이지 않는 수용액' 기술이다. 연구진은 PDRN과 폴리페놀을 결합시켜 접착성이 있는 PDRN 코아세르베이트를 제조했다. 폴리페놀이 PDRN을 감싸고 두피 표면 단백질·지질 구조와 상호작용함으로써, 세정 후에도 유효성분이 두피 표면에 머무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이해신 폴리페놀팩토리 대표(KAIST 화학과 석좌교수)는 이에 대해 “물리적인 세정 과정을 거친 뒤에도 유효성분이 표면에 머무를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헤어케어를 넘어 다양한 바이오 소재 전달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폴리페놀팩토리는 이들 기술을 적용한 헤어케어 제품 그래비티 PDRN 헤어 리커버리 샴푸를 선보였다. 공인기관인 OATC 피부임상시험센터에서 진행한 인체 적용 시험 결과, 2주 사용 후 세정 시 모발 탈락 수가 73.66% 감소했다. 1회 사용 후 모발 뿌리 볼륨이 43.02% 개선됐으며, 이 볼륨 효과는 24시간 뒤에도 95.89% 수준으로 유지됐다.
두피 및 모발 관련 지표에서도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두피 진정 지표는 1회 사용 후 68.04%, 1주 사용 후 72.83% 개선됐으며, 두피 유분 지표는 1회 사용 후 63.31% 개선됐다. 모발 윤기는 1회 사용 후 61.62%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 보호 관련 시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자외선(UV) 손상에 대해서는 1회 사용 후 8.80%의 보호 효과를 나타냈다. 펌·염색 등 화학적 손상에 대해서는 13.93%의 보호 효과를 확인했으며, 무도포 조건에서는 35.93%의 변화가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독일 Dermatest 최고등급인 엑설런트 인증과 프랑스 EVE VEGAN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KOTITI 시험연구원의 유해 성분 테스트에서 납·비소·니켈·수은·카드뮴 등 주요 중금속 성분이 불검출됐다.
폴리페놀팩토리는 이번 기술을 헤어케어 분야에 적용한 데 이어, 향후 안구 표면, 지혈 소재, 관절·연골·건 조직 관련 전달 소재 등 의료·바이오 응용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