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지컬 인공지능(AI) 생태계 발전을 위해 로봇 훈련 인프라 구축부터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데이터 표준화까지 범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범용 AI가 아닌 도메인 특화 기술과 함께 비정형 작업 부담을 안고 있는 중소기업에 지원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용섭 마키나락스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는 10일 이철규·정진욱·정동영· 최형두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피지컬 AI 프론티어 강국 신기술 전략포럼'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똑똑한 학생이라도 공장에 바로 투입될 수 없듯이, 범용 AI가 똑똑해지는 것만으로 산업 현장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현장 특화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CAIO는 도메인 지식, AI 시뮬레이션, AI 운용체계(OS) 세 가지를 피지컬AI 도입의 핵심 요소로 제시하면서 “AI 성능은 7개월마다 두 배씩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성능보다 우리 조직의 어떤 업무가 병목인지를 먼저 분석하고 AI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 가장 난이도 높은 작업을 떠안게 되는 중소기업에 지원이 집중되어야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김경수 KAIST 부총장은 “대기업은 자동화가 돼있고 중소기업은 안 돼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자동화하기 어려운 비정형 작업들을 2·3차 협력사에 떠넘기고 전용화된 부품만 받아 쓰는 '비정형의 외주화' 구조 때문”이라면서 “기술 난이도가 높은 비정형 작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더욱 많은 R&D와 인력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재 다임리서치 대표는 과기정통부 지원으로 KAIST에 구축한 무인 공장 테스트베드 '카이로스' 성과를 소개하면서 “제조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 중소기업이 동참할 수 있도록 어떤 체계를 갖춰야하는지 방향을 정해줘야한다”면서 “테스트베드와 함께 전체 공장 체계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과 운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지컬 AI의 핵심 요소인 로봇이 학습하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훈련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은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임현 유비파이 대표는 “태권도가 전 세계에서 유명한 이유는 태권도장이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라며 “로봇이 연습하고 데이터를 취득하고 다양한 환경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공간이 국가 단위로 구축돼야 피지컬 AI가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테스트베드를 다양한 제조 현장에 맞게 모듈형으로 구성하고 물리적 현장뿐 아니라 가상 환경까지 포함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가공·진화시킬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은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면 부품·모델·장비 각각에 집중하다 보니 정작 자동차 자체를 만드는 집단이 너무 적다”며 “파편화된 과제 방식으로는 소부장 산업 역할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머리에 해당하는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이나 월드 모델을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