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익힌 베이컨 즐겨 먹었다가… 뇌 속 기생충 발견된 50대

평소 충분히 익히지 않은 베이컨을 자주 섭취해 온 50대 남성의 뇌에서 기생충이 확인된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평소 충분히 익히지 않은 베이컨을 자주 섭취해 온 50대 남성의 뇌에서 기생충이 확인된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평소 충분히 익히지 않은 베이컨을 자주 섭취해 온 50대 남성의 뇌에서 기생충이 확인된 사례가 보고됐다.

1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52세 남성 A씨는 오랫동안 유지해 온 베이컨 섭취 습관으로 인해 기생충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사례는 미국의 한 임상 사례 보고 학술지에 소개됐다.

A씨는 약 4개월 전부터 점차 심해지는 두통에 시달렸다. 통증은 거의 매주 반복됐으며, 평소 복용하던 진통제도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서 실시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뇌의 백질 부위 여러 곳에서 액체가 들어 있는 작은 주머니 형태의 병변이 발견됐다.

정확한 원인을 즉시 특정하기 어려웠던 의료진은 환자를 입원시킨 뒤 추가 검사를 진행했다.

혈액검사에서는 특이 소견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자기공명영상(MRI)에서는 뇌 내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부종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돼지촌충의 유충이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신경낭미충증' 가능성을 고려해 감염내과 협진을 의뢰했고, 정밀 진단 끝에 해당 질환으로 판명됐다. 신경낭미충증은 오염된 돼지고기 또는 분변을 통해 체내에 들어온 돼지촌충 유충이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A씨는 과거 2년 전 바하마 크루즈 여행을 다녀온 것 외에는 특별한 해외 체류 경험이 없으며, 날고기를 먹은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료진과의 상담 과정에서 평생 바삭하게 굽지 않은 베이컨을 즐겨 먹어 왔다고 진술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식습관이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연구팀은 덜 익힌 베이컨을 먹은 것만으로 곧바로 뇌 감염이 발생했다기보다, 먼저 장내 촌충 감염인 조충증이 생겼을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환자가 식품을 통해 장에 촌충이 자리 잡은 뒤, 손 위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변을 매개로 다시 감염되는 자가 감염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기생충이 체내를 이동하면서 뇌 조직까지 침범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치료는 두 종류의 경구용 구충제를 2주 동안 하루 2~3회 복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치료 후 두통은 크게 줄었으며, 추적 검사에서도 뇌 내 병변 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신경낭미충증 환자에게서는 경련 증상이 흔히 나타나지만, A씨의 경우 이러한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편두통만으로 뇌 영상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두통의 빈도나 양상이 이전과 달라졌다면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진료 과정에서 여행 이력이나 직업 환경 등 감염 위험 요소를 세심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