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보건 환경 개선을 이끄는 민간자선단체 게이츠재단이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을 만나 협력을 모색한다. 디지털 기술로 의료 상향 평준화를 도모하는 우리 기업과 많은 재원을 보유한 게이츠재단이 만나 세계 보건 사회에 한국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게이츠재단은 11일 서울 모처에서 국내 의료기기·바이오 분야 6개 기업과 미팅을 가졌다. 참가한 한국 기업은 각자 보유한 기술과 추진 사업을 소개하고, 게이츠재단 관계자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미팅을 가진 기업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개도국에서 유병률이 높은 질병을 AI 기술로 간편하고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을 보유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업체 관계자는 “게이츠재단에서 향후 주요 투자처로 고려하는 의료 AI 분야 기업이 모여 회사 소개와 협력 논의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재단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빈곤과 질병 퇴치를 위해 지난 2000년 설립했다. 게이츠재단은 세계 보건 향상을 위해 1억800만달러(약 1650억원) 규모의 글로벌헬스투자펀드(GHIF)를 조성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사회 난제 해결에 앞장섰다.

게이츠재단과 국내 기업의 인연은 깊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게이츠재단 지원을 받아 장티푸스 백신과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고, 삼성전자는 재단과 '물 없는 화장실'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한국 정부와 게이츠재단, 국내 민간 기업과 출자한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은 개도국 감염성 질환의 백신·치료제·진단·헬스케어 등 연구개발(R&D) 과제 40여개를 지원했다.
이번 행사 논의는 게이츠재단이 올해 하반기 한국사무소 개소를 추진하는 가운데 협력을 구체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빌 게이츠 이사장 방한에 이어 지난달에는 조 세렐 게이츠재단 대외협력 총괄이사가 김진남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본부장,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 안철수 국회의원 등을 각각 만나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에 참석한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개도국은 AI로 현지 의료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어 유망한 시장으로 꼽히지만, 현지 공급은 규모가 작은 국내 기업에게 큰 숙제로 작용했다”면서 “정부와 게이츠재단의 지원으로 우수한 한국 의료 기술이 세계에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