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거래소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차세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을 공개했다. 재난·재해 상황에서도 국가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이중화 관제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발전기 자동제어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제2세대 K-EMS'를 선보이며 미래형 전력망 운영 시대를 열었다.
전력거래소는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 바이오폴리스에 건립한 중부본부 개청식을 개최했다. 중부본부 개청은 육지 이중 전력관제센터 구축과 차기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전력거래시스템(MMS) 운영 개시를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재난 상황에서도 중단 없는 전력계통·전력시장 운영체계를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중부본부는 충북 청주시 오송읍 봉산리 일원에 연면적 7840㎡,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됐다. 총사업비 약 377억원이 투입됐으며 건축물 에너지효율 1++등급과 제로에너지건축물 4등급을 획득했다.
전력거래소가 중부본부 건립에 나선 배경에는 전력망 안정성 강화가 있다. 2017년 충남 천안 지역 산사태로 이중 전력관제센터가 침수되는 사고를 겪은 이후 국가 전력계통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오송 중부본부에는 이중 전력관제센터와 전력거래시스템이 구축돼 기존 나주 중앙전력관제센터와 상시 이중화(주-주) 운영체계를 구성한다. 한 곳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관제센터가 즉시 전력계통 운영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발전·재생에너지 관제 기능을 강화해 비상 상황에서도 독립적인 전력망 운영이 가능하다.
이날 공개된 차기 EMS는 국내 전력망 운영 기술의 진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 EMS는 전국 발전소와 송전망, 전력수요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전력계통을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전력망의 두뇌'로 불린다.
우리나라는 2014년 정부 주도의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다섯 번째로 EMS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전력거래소는 2023년 LS일렉트릭, 한전KDN, 한국전기연구원 등과 함께 차기 EMS 구축 사업에 착수했으며 약 3년에 걸친 개발과 검증 과정을 거쳐 이번 중부본부 개청과 함께 제2세대 K-EMS를 선보였다.
제2세대 K-EMS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대응 능력 강화다. AI를 활용해 수천 개 전력부하에 포함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고 최대 6시간 이후까지 발전량 변동성을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고속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수백 대의 발전기를 자동 제어하고 발전원과 전력소비자 위치를 반영한 지역별 전력가격 산정 기능도 갖췄다.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해 비중앙급전발전기 운영과 출력제어 기능을 강화하고 기상정보와 수요예측 기반의 통합관제 역량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기화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 재생에너지 확대 등 급변하는 전력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김성진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중부본부는 국가 전력계통 운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라며 “중앙-중부 간 이중화 관제체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과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