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9000피 환호 뒤 쏠림 그림자…코스피·코스닥 격차는 9배로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SK하이닉스 주가와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SK하이닉스 주가와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18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9000선을 돌파했다. 올해 첫 거래일 종가 4309.63과 비교하면 코스피는 반년 만에 4700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5월 15일 사상 처음 8000선을 넘어선 뒤 22거래일 만에 다시 1000포인트를 더하면서 한국 증시는 '9000피' 시대에 들어섰다.

9000이끈 주역 반도체 강자 ‘삼전닉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270만원선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도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간밤 미국 증시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매파적으로 해석하며 하락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 전망을 높이고 점도표상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국내 증시는 미국발 금리 부담보다 반도체 실적 기대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이란 휴전으로 국제유가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떠받쳤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쏠림이 심해졌다. 장중 상승 종목 수는 크게 줄었고, 하락 종목이 더 많은 흐름도 나타났다. 등락비율(ADR)이 장중 13%대까지 내려오며 지수 상승과 종목 체감 간 괴리를 드러냈다. 상당수 투자자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 주도주를 사기 위해 여타 종목을 매도하는 쏠림 장세가 나타난 셈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괴리도 커졌다.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서는 동안 코스닥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올해 첫 거래일 종가 945.57에서 1000선 안팎으로 6~7% 오르는 데 그쳤다. 연초 4.6배 수준이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격차는 9배 안팎까지 확대됐다. 대형 반도체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중소형 성장주와 바이오, 2차전지 등 코스닥 주도 업종은 랠리에서 소외됐다.

증권가 전망은 1만피를 향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9000에서 1만2000으로 올렸다. 반도체 업황과 기업 이익 전망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외 증권사들도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1만선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1만1000, KB증권은 1만500 수준을 제시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도 강세장 시나리오 기준 1만선을 거론했다.

다만 9000 이후의 상승은 이전보다 조건이 까다롭다. 1만선 안착을 위해서는 반도체 실적 추정치 상향이 실제 실적으로 확인돼야 한다. 외국인 수급도 일부 대형주가 아니라 현물시장 전반으로 확산돼야 한다. 원·달러 환율과 미국 금리 부담이 다시 커질 경우 단기 차익실현 압력도 불가피하다.

코스피 3000에서 9000까지

코스피가 처음 3000선을 넘은 것은 2021년 1월 6일이다. 동학개미 열풍과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맞물리며 한국 증시는 처음으로 3000 시대에 진입했다.

이후 코스피는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2025년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6월 종가 기준 3000선을 회복한 뒤 같은 해 10월 27일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정책 기대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를 자극했다.

상승 속도는 올해 들어 더 빨라졌다. 코스피는 2026년 1월 22일 장중 5000선을 처음 넘었다. 지난해 10월 4000선을 돌파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이어 2월 25일에는 6000선을 돌파했다. 5000선 진입 이후 불과 18거래일 만이었다.

5월에는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 코스피는 5월 6일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었고, 같은 달 15일에는 8000선도 돌파했다. 이후 22거래일만에 코스피는 장중 9000선을 넘어서며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추세의 핵심 동력인 정책·실적 모멘텀은 더 강해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금액은 이미 25년을 넘어섰다”며 “프리어닝 시즌 돌입과 함께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이 뚜렷해져 본격적인 실적시즌 돌입 시 실적 기대는 더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코스피 3000에서 9000 돌파 일지 - 코스피 3000에서 9000 돌파 일지
코스피 3000에서 9000 돌파 일지 - 코스피 3000에서 9000 돌파 일지
올해 코스피·코스닥 등락률 비교 - 올해 코스피·코스닥 등락률 비교
올해 코스피·코스닥 등락률 비교 - 올해 코스피·코스닥 등락률 비교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