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학교는 김민수 나노융합공학과 연구교수 연구팀이 전기 신호만으로 자외선부터 가시광선까지 빛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전류가 아닌 전압을 통해 양자점(QD)의 발광까지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광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승희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나노융합공학과·JBNU-KIST산학연융합학과) 팀 소속인 김 연구교수는 고분자 네트워크로 액정 분자의 초기 배향을 제어하는 고분자 네트워크 액정(PNLC)을 활용해 전기적으로 투명 상태와 산란 상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광학 플랫폼을 구현했다. 전압이 인가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약 83%의 높은 투과도와 약 1.5%의 낮은 헤이즈를 유지하며 높은 광학적 투명성을 보였고, 전압이 인가되면 약 90% 수준의 강한 산란 상태로 전환해 빛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특성을 나타냈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한 광흡수 방식이 아닌 전기장에 의해 액정 분자의 배열이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굴절률 불일치 기반의 산란 현상에 의해 이뤄진다. 약 1.5 V/㎛ 수준의 낮은 전압에서 구동을 시작해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진다.
특히 이번 연구의 핵심은 QD 발광을 전류로 직접적으로 구동하지 않고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데 있다. 연구팀은 PNLC를 광 셔터로 활용해 자외선 또는 청색 여기광의 세기를 전압 제어로 조절하고 QD에 도달하는 여기광의 양을 제어함으로써 양자점 발광 세기를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녹색(약 530㎚)과 적색(약 630㎚) QD 모두에서 최대 약 92~97%에 이르는 높은 발광 변조율을 달성했으며 밀리초 수준의 빠른 응답 속도와 안정적인 반복 동작 특성을 확인했다. QD 층에 직접 전류를 주입하지 않는 비접촉식 발광 제어 방식으로, 기존 방식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기술적 진보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기존 QD-OLED 구조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구조인 'QD-액정표시장치(LCD)' 개념을 제안하했다. 기존 QD-OLED는 블루 OLED의 낮은 효율, 번인 현상, 색 필터 사용에 따른 광 손실, 수명 문제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 이번에 제안한 구조는 LED 백라이트와 PNLC 광 셔터, QD 색변환층을 결합한 형태로, 더 높은 밝기와 긴 수명, 낮은 구동 전압, 그리고 색 필터 없이도 높은 색 순도를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디스플레이 분야를 넘어 스마트 윈도우 및 광 제어 소자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가진다. 자외선과 가시광 영역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건물 에너지 절감과 실내 환경 개선을 위한 스마트 윈도우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다. 향후 적응형 광학 소자 및 차세대 광전자 시스템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김민수 연구교수는 “전류 구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한계점을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전압 구동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며 “액정 기반 광 제어 기술과 QD 발광 기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전기 신호로 빛을 간접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및 산업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아르차나 라마다스 박사과정생, 파테카리 망게시 박사과정생이 참여했으며, 교육부 BK21-FOUR 나노융복합에너지혁신소재부품인재양성사업단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전자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엔피제이 플렉서블 일렉트로닉스'에 게재됐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