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소상공인 절반 “출산 의향 없다”…현장 맞춤형 인구정책 촉구

중소기업 근로자와 소상공인 대표 절반 이상이 출산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적 지원 확대는 물론 사업주 대체인력 지원과 중소기업 현실에 맞는 돌봄서비스 확충 등 현장 맞춤형 인구정책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함께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줄 왼쪽 8번째부터)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등 참석자들이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정책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8번째부터)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등 참석자들이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정책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박창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김명진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김덕재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장 등 중소기업 단체장과 업종별 협동조합 이사장, 전문가, 중소기업 임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공개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출산·육아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근로자의 51.0%, 소기업·소상공인 대표자의 50.7%가 '출산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출산을 망설이는 이유로는 주거비·양육비·교육비 등 비용 부담과 일(사업)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경제적 지원· 주거지원 확대와 돌봄서비스 개선 등이 이뤄질 경우 결혼과 출산 의향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응답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정책(복수 응답, 2개 선택)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정책(복수 응답, 2개 선택)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저출생 문제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중앙회 조사 결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57%가 결혼을 고민 중이거나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고, 주거비·양육비 등 경제적 부담과 육아·직장생활 병행의 어려움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이어 “9월 출범하는 인구전략위원회가 저출생 문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현장에 필요한 정책을 적극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출산·육아 지원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제도를 모르거나 기업 여건상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박은정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출산·육아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 확대와 함께 실제 근로·영업 환경에 맞는 돌봄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다”며 “특히 제조업 교대근무와 소상공인의 야간·주말 영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중소기업계는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막고 현장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맞춤형 지원책을 집중 건의했다. 출산·육아 여성 CEO의 창업 지원사업 참여 요건에서 공백 기간을 제외하고, 중소기업 사업주의 장기 대체인력 채용을 위한 인건비 지원과 지자체 연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과 장기 재직을 위한 소득·주거·복지 통합 지원, 중소기업 맞춤형 아이돌봄 바우처 신설, 제조업 특성을 반영한 유연근무 및 직장어린이집·야간·긴급 돌봄 지원 확대, 결혼 관련 세제 혜택 강화와 국가 난임지원사업 내 한의치료 선택권 보장 등 생애주기별 지원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날 제기된 현장 의견을 검토해 국가 인구전략에 반영하고, 앞으로도 중소기업계와 정례적인 정책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