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가 '닉스삼전' 되면…“시총 역전시 증시 폭락” 증권사 분석 재조명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해 8,200선을 간신히 지키며 마감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해 8,200선을 간신히 지키며 마감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오를 경우 상승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자리는 삼성전자가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날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장중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이는 2000년 11월 이후 약 25년 7개월 만에 삼성전자가 아닌 기업이 코스피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한 사례다. 다만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포함한 전체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아직 삼성전자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나증권이 앞서 제시한 분석이 시장에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현재 강세장의 종료 신호는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단순한 시총 순위 변화가 아니라 실적과 기업 가치 변화 없이 주가 급등만으로 순위가 뒤집히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즉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에 기반한 재평가라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시장 기대감과 투자 열기만으로 삼성전자를 넘어설 경우 과열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 전망에서도 이 같은 논리가 나온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363조3103억원 수준으로, SK하이닉스의 전망치 약 263조4384억원보다 높다.

따라서 이익 규모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앞서는 상황에서 시총 역전이 발생한다면, 실적보다는 주가 모멘텀에 의해 만들어진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 닷컴 버블 사례도 언급했다.

2000년 3월 당시 미국 증시에서는 시스코시스템즈가 마이크로소프트와 GE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다.

하지만 당시 시스코의 순이익은 GE의 약 20%, 마이크로소프트의 약 28%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시장 기대가 실제 기업 실적을 크게 앞서간 뒤 버블 붕괴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상승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라는 뚜렷한 성장 배경이 있다는 점에서 과거 닷컴 버블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시총 1위 교체 자체보다 그 과정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하다”며, 실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은 과도한 주가 상승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