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CSOT 8.6세대 OLED 설비 대거 공급

CSOT 8.6세대 생산라인 조감도. 〈사진 중국건설제3공정국〉
CSOT 8.6세대 생산라인 조감도. 〈사진 중국건설제3공정국〉

한국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중국 패널 업체 CSOT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 투자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규 설비 투자가 있는 중국이 기회의 땅이 되는 동시에,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어 경계의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28일 중국 내 입찰 정보가 공지되는 차이나비딩에 따르면 CSOT는 최근 SFA, 힘스, 디바이스, HB솔루션 등 한국 장비 업체를 8.6세대 설비 공급 업체로 선정했다.

SFA는 모듈 공정 상압 라미네이터, 힘스는 마스크 인장기 및 수동 리페어, 디바이스는 마스크 세정장치, HB솔루션은 분광 타원 측정 검사장치, 조명광학검사장치 등 계측·검사기를 맡는다.

앞서 야스, 아바코, 비아트론 등 국내 장비 업체가 각각 증착기·증발원, 저손상스퍼터, 열처리 장비 등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LG전자 생산기술연구원(PRI)도 잉크젯 진공 물류장비 공급을 맡았다.

CSOT는 중국 광저우에 잉크젯 프린팅(IJP) 소자 기술을 앞세워 지난해 9월부터 유리원장 월 2만2500장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8.6세대 OLED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IJP는 진공 상태에서 유기재료를 가열해 발광층을 증착하는 일반적인 OLED 제조 방법과 달리 프린터처럼 노즐을 통해 유기물을 분사, 화소를 만드는 기술이다.

CSOT는 2024년 말 우한에 위치한 5.5세대 생산시설(T5)에서 IJP 기술로 의료용 IT OLED 패널을 양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설비가 잉크젯 프린팅 기술에 일찌감치 도전했던 일본 JOLED로부터 인수한 것이 주축이었던 반면, 8.6세대 설비는 처음부터 새롭게 투자에 나서고 있어 장비 발주가 활발한 상황이다.

국내 장비 업체들도 CSOT의 8.6세대 신규 설비 수주 사례가 점점 늘어나면서 활력이 돋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대형 매출이 발생하는 장비 수주에 오랜만에 성공하면서 제조 자금 확보를 위해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장비 업체들은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패널사로부터 선수금을 일정 비율로 받는 데, 장기간 신규 수주를 못했던 회사들은 규모가 작아진 데다 당장 현금도 부족해 선수금 만으로는 장비에 들어갈 부분품이나 원자재를 구매할 자금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처럼 중국 8.6세대 설비 투자는 장비 업계 주요 성장 및 생존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 6세대 설비보다 규모가 커진 데다 국내보다 설비 투자가 워낙 많아 중국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고 삼을 삼을 수밖에 없다.

다만 신규 투자가 주요 매출원인 장비 업체로서는 매출의 중국 패널 업체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디스플레이 장비 수출액은 2억5939만달러로, 이 중 중국으로의 수출은 2억3239만달러로 89.6%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9억7552만달러 중 8억8569만달러로 90.8%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패널 업체들이 지방 정부 지원 등을 등에 업고 신규 설비 투자에 나서다보니 국내 장비 업계가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2년 간 BOE, 비전옥스, CSOT까지 8.6세대 설비 투자가 이어지며 의존도가 한층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