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폐업 사업자 97만개…1년 새 3.2% 감소

폐업 소상공인 첫 통계 공개…매출 부진·수익성 악화가 폐업 원인 1위
폐업 땐 대출 상환, 폐업 후엔 생계비 부족 '이중고'
정량·정성 통계 첫 연계 분석…재기 정책 고도화 추진

지난해 폐업 사업자가 97만6000개로 전년보다 3.2% 감소하며 100만개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폐업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사업부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고, 소상공인은 대출 상환과 생계 부담까지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폐업 규모뿐 아니라 폐업 원인과 재기 과정까지 분석한 첫 입체 통계를 바탕으로 맞춤형 재기 지원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국세청 폐업 사업자 통계와 최근 1년 내 폐업한 소상공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결합한 정량·정성 통계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이같이 발표했다. 정부가 폐업 규모와 함께 폐업자의 실제 애로와 재기 과정을 종합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결과 지난해 폐업 사업자는 97만6000개로 전년(100만8000개)보다 3만2000개(3.2%) 감소했다. 폐업률도 8.64%로 전년(9.04%)보다 0.40%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제조업·도매업·소매업·음식업·숙박업·서비스업 등 소상공인 주요 6대 업종의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아 폐업 부담이 여전히 소상공인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사유는 '사업부진'이 50.4%로 가장 많았다. 소상공인 주요 6대 업종에서는 사업부진 비중이 55.7%까지 높아졌고, 소매업은 사업부진으로 인한 폐업 비중이 60.3%에 달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버티지 못한 비자발적 폐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폐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도 경영환경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확인됐다. 폐업 이유로는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이 70.9%로 가장 많았으며, 세부적으로는 내수 부진에 따른 고객 감소(62.5%), 원재료비 상승(29.4%), 인건비 상승(28.8%), 임대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 증가(24.9%)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폐업 이후에도 경제적 부담은 이어졌다. 폐업자의 68.5%는 폐업 당시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균 부채 규모는 8531만원이었다. 폐업 절차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대출금 상환'(45.5%)이었고, 폐업 이후에는 '가계 생계비 부족'(40.5%), '채무로 인한 경제활동 곤란'(22.1%), '향후 경제활동 대안 부재'(19.4%) 순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4.4%는 정상 매출 대비 40% 이상 매출이 감소한 이후에야 폐업을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결심부터 실제 사업자등록 말소까지는 평균 7.7개월이 걸렸으며, 점포 철거와 원상복구 등을 포함한 평균 폐업 비용은 1286만원으로 집계됐다. 중기부는 앞서 점포철거비 등을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을 기존 400만원에서 최대 600만원으로 지원금을 높였다. 현재 전체 예산의 43.2% 소진된 상황이다.

이 외에 폐업 이후 취업 준비를 포함한 취업이 41.4%로 가장 많았고, 경제활동을 쉬고 있다는 응답이 29.3%, 재창업 준비는 26.9%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확대가 필요한 정책으로 폐업 비용 지원(47.3%), 재창업·취업 지원(38.8%), 대출 상환 유예 및 이자 감면(32.1%) 등을 꼽았다.

최원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30일  국세청 폐업 사업자 통계와 최근 1년 내 폐업한 소상공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결합한 정량·정성 통계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원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30일 국세청 폐업 사업자 통계와 최근 1년 내 폐업한 소상공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결합한 정량·정성 통계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경영위기 단계부터 폐업, 재기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폐업 이후 취업과 재창업 등 재기 경로를 분석한 통계를 추가 발표하고, 2027년부터는 정량통계와 정성통계, 재기 경로를 통합한 '폐업 현황·실태 통계'를 매년 정례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최원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한 번의 폐업이 소상공인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절벽이 되지 않도록 경영위기 진단부터 폐업, 재기까지 데이터 기반의 빈틈없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올 하반기에는 주요 지역별 온·오프라인 상담회도 개최해 폐업과 재기를 준비하는 소상공인을 밀착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