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대형 반도체주 약세에 2% 넘게 하락하며 8300선으로 밀렸다. 6월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월간 1000억달러를 넘어서는 호조를 보였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반면 코스닥은 반도체 소부장, 전력기기, 화장품, 방산 등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며 상승 마감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3.07포인트(2.04%) 내린 8303.41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미국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며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17포인트(1.44%) 오른 929.35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3시 35분 기준 외국인은 1조701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1조7397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704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 중에서는 연기금이 2202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금융투자와 보험, 투신 등은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34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1095억원, 기관은 1243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 중에서는 투신이 5037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금융투자와 사모펀드, 연기금은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지수보다 종목별 흐름이 엇갈렸다.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 부진에 하락했지만, 코스닥은 거래대금이 늘어난 가운데 장중 상승세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중소형주와 정책·투자 수혜주로 분산되는 종목 장세가 나타났다.
수출 지표는 양호했다. 6월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독일, 중국, 미국에 이어 월 수출 1000억달러를 돌파한 네 번째 국가가 됐다.
수출 호조는 반도체가 주도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99.5% 증가한 44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 수출도 308.8% 늘어난 5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수출 호조에도 반도체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D램과 SSD 수출 단가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점이 반도체 가격 고점 통과 우려로 이어졌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샌디스크, 인텔, AMD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국내 대형 반도체주 상승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대형주에서 빠진 자금은 반도체 소부장과 인프라 관련주로 이동했다. 대규모 AI·반도체 투자 발표 이후 수혜 기대가 이어지면서 전력기기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LS ELECTRIC,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대한전선 등이 상승했다.
화장품주도 해외 수요 확대와 수출 증가 기대에 강세를 보였다. 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이 동반 상승했다. 방산주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등이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수출 호조에도 D램과 SSD 수출 단가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점이 반도체 가격 고점 통과 우려로 이어지며 차익실현 압력을 키웠다”며 “대형 반도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가운데 업종별 순환매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5원 오른 1554.9원에 마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