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AI 확산으로 학생들은 필요한 정보를 언제든 찾아보고 맞춤형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시대를 맞았다. 챗GPT를 비롯한 AI 학습 도구가 교육 현장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AI 시대일수록 더욱 중요한 학습법으로 '인출 학습(Retrieval Practice)'을 꼽는다.
전남 순천시 왕지동에서 초·중·고 영어와 국어, 독해 중심 수업을 운영하는 공부의철인 법원학원은 인출 학습을 자기주도 학습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AI 기술과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출 학습은 배운 내용을 반복해서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떠올려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기억을 강화하는 학습법이다. 최근 교육학과 인지과학 분야에서도 장기 기억 형성과 사고력 향상에 효과적인 학습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천웅 공부의철인 법원학원 원장은 “학생들은 공부한 내용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설명해 보라고 하면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진짜 학습은 내용을 기억 속에서 꺼내 자신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 때 완성된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교과서를 반복해서 읽거나 문제를 여러 번 푸는 데 집중하지만, 학습 내용을 장기 기억으로 연결하지 못해 시험에서 같은 유형의 문제를 다시 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공부의철인 법원학원은 학생들이 정답만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왜 그런 답이 나왔는지 설명하고 핵심 개념을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을 반복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코넬노트 작성과 요약 학습, 설명하기 학습 등을 통해 이해력과 사고력을 함께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는 AI도 인출 학습을 지원하는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AI를 활용해 스스로 문제를 만들거나 자신의 설명이 맞는지 점검받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임 원장은 “AI는 정답을 알려주는 도구보다 질문을 던지고 사고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때 교육적 가치가 더욱 커진다”며 “학생이 AI와 대화하며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과정 자체가 효과적인 인출 학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계에서는 AI 시대의 경쟁력이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이해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필요한 정보를 찾는 능력보다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활용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임 원장은 “AI는 학습을 돕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생각하는 힘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며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스스로 설명하고 질문하며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교육은 많이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깊이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인출 학습은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