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향후 2주일 내 회생의 전제조건인 2000억원 규모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대형마트를 둘러싼 각종 규제와 장기간 이어진 산업 환경 악화도 위기를 키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 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3월 회생에 돌입한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다만, 법원은 결정문에서 폐지 결정일로부터 14일 이내 홈플러스가 최소 2000억원 운영자금을 확보해 항고할 경우 회생절차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대로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되고, 채권자들의 강제집행과 가압류 등이 가능해진다. 사실상 파산 절차에 돌입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1차 책임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있다고 보고 있다. 회생 과정에서 직접적인 현금 투입 대신 연대보증과 조건부 지원 중심 방식이 이어졌고,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메리츠금융에 대출을 요청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국내 대형마트 산업이 처한 구조적 한계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마트는 e커머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를 적용받았다. 소비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오프라인 사업자만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를 받으면서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소비 침체와 고금리, 물가 상승으로 소비 여력이 감소한 데다 점포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홈플러스도 회생절차 이후 상품 공급 차질과 매출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유동성 부족이 더욱 심화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수천개 협력사와 입점 점주, 임직원은 물론 지역 상권까지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피해를 완화하는 수준에 그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는 앞으로 2주일을 홈플러스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형마트 규제 체계와 오프라인 유통산업 경쟁력에 대한 재검토 요구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입장문에서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채권자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