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액을 채취해 보낸 후 이메일로 보고서 파일이 도착했다. SCL헬스케어가 제공하는 '진포유어라이프(Gene4YourLife)' 영양소 검사 결과다. 하나는 기자의 것, 다른 하나는 가족의 결과지다.
유전자를 공유한 두 사람 영양소 지도는 얼마나 닮았을까. 결과부터 말하면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처럼 핏줄은 정직했다. 12개 검사, 16개 유전자 마커 분석 결과, 두 사람 유전자형은 16개 중 12개가 일치했다.
분석 항목은 △비타민 A(FFAR4) △B6(ALPL) △B12(FUT6) △D(CYP2R1, GC) △E(ZPR1) △마그네슘(MUC1, SHROOM3) △셀레늄(DMGDH) △아연(CA1) △철 저장(TMPRSS6, TFR2) △칼슘(BCAS3) △베타인(BHMT, CPS1) △아르기닌(F12) 등이다. 유전자형이 엇갈린 것은 4개 마커에 불과했다. 나머지 12개 마커는 일치했다.
가족이라는 대조군을 통해 SCL헬스케어 검사 작동 원리가 선명해졌다. 철 저장 농도에서 기자는 TMPRSS6 AG형으로 '관심', 가족은 AA형으로 '양호' 등급을 받으며 갈렸다.
반면 칼슘 농도는 두 사람 모두 BCAS3 CT형으로 나타나 나란히 '관심' 등급을 받았다. 측정과 문진없이 침 속 DNA 특정 지점(SNP)만을 읽어내는 이 검사는, 나이나 환경 변수보다 '타고난 설계도'를 우선순위에 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서비스의 강점은 단순한 분석을 넘어 '개인 맞춤형 영양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단순히 결핍 요소를 알려주는 선에서 멈추지 않는다. 비타민 B6가 부족할 수 있으니 닭고기·감자·바나나 섭취를 권고하는 식이다.
아울러 각 영양소 대사 특성에 맞춰 어떤 성분을 우선적으로 보충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돕는다. 막연하게 남들이 먹는 영양제를 따라 먹는 대신, 개인 유전적 취약점을 보완하는 '핀셋형 영양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물론 검사가 내 몸의 현재 혈중 농도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도 보고서를 통해 '검사 결과가 갖는 임상적 의미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밝힌다.
하지만 평생 변하지 않는 유전적 특성을 바탕으로 영양제 섭취 목적과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SCL헬스케어의 분석 데이터는 꽤 의미 있는 나침반이다.
결국 유전자 검사가 답하는 질문은 '지금 당장 내 몸에 이 영양소가 부족한가'가 아니라 '내 유전자가 이 영양소를 다루는 방식이 한국인 중 어느 쪽에 가까운가'다. 한 집 식구끼리 결과를 펴놓고 유전적 공통분모를 확인하며 건강한 식탁과 영양제 리스트를 고민하는 과정 그 자체가 유의미했고, 검사 서비스의 유용성을 증명하는 시간이 됐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