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결정에는 보통 몇 주에 걸친 서류 검토가 필요하다. 그런데 2025년 미국의 한 거래에서는 이 일이 단 하루 만에 끝났다. 세계적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Deloitte)가 2026년 7월 발표한 리포트 'AI 시대 M&A 본질의 변화'는 인공지능(AI)이 기업 인수합병(M&A)의 속도만 바꾼 것이 아니라, 좋은 회사를 싸게 사는 경쟁을 사고 난 뒤 빠르게 가치를 만들어내는 경쟁으로 통째로 뒤집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서 인수합병(M&A)이란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사들이거나 두 기업이 하나로 합치는 것을 말한다. AI 시대 M&A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회사에 다니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펴봤다.
AI 시대 M&A, 잘 사는 경쟁에서 빨리 실현하는 경쟁으로

그림1. 잘 사는 능력에서 빨리 실현하는 능력으로 (출처: 딜로이트 인사이트)
딜로이트 리포트의 핵심은 M&A의 승부처가 '좋은 회사를 잘 사는 능력'에서 '사고 난 뒤 빠르게 가치를 실현하는 능력'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기업을 사고파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 좋은 매물을 남보다 먼저 찾아내고 값을 잘 깎는 것이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거래는 사실상 끝이었고, 위험도 그때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리포트는 이 오래된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본다. 요즘 인수 대상은 공장이나 건물이 아니라 사람과 데이터, AI 모델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인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자산은 계약이 끝난 뒤에도 얼마든지 흔들린다. 핵심 인재는 계약서와 상관없이 회사를 떠날 수 있고, 두 회사의 시스템이 제대로 합쳐지지 않으면 기대했던 효과는 사라진다. 그래서 딜로이트는 계약이 M&A의 결승선이 아니라 오히려 출발선이 됐다고 표현한다. 계약이 끝나는 순간부터 진짜 승부가 시작되는 셈이다.
몇 주에서 24시간으로, 실사를 압축한 AI
AI가 M&A를 바꾸고 있다는 말은 이미 현실이다. 딜로이트가 2025년 미국의 기업과 사모펀드(PE) 딜 리더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86%가 이미 M&A 업무에 생성형 AI를 쓰고 있다고 답했다. 여기서 실사(Due Diligence)란 인수하기 전에 대상 기업의 재무 상태, 법적 문제, 사업 실적을 꼼꼼히 확인하는 검증 과정을 말한다. 이 실사는 원래 수백에서 수천 건의 문서를 사람이 일일이 읽어야 해서 몇 주씩 걸리던 일이었다. 그런데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2025년 소매 트레이딩 스타트업 닌자트레이더(NinjaTrader)를 약 15억 달러에 인수할 때, AI 스타트업 터미나(Termina.ai)를 활용해 이 실사를 24시간 만에 끝냈다. 원래 6명 넘는 인력이 매달려야 했던 검토를 AI가 대부분 자동으로 처리한 것이다. 크라켄의 로버트 무어(Robert Moore) 대표는 이를 두고 "외부 팀원이 한 명 더 늘어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검토 시간이 몇 주에서 하루로 줄었다는 것은 단순히 빨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기간에 훨씬 많은 거래를 동시에 살펴볼 수 있다는 뜻이고, 이것이 쌓이면 남들이 한 건을 검토할 때 여러 건을 저울질하는 회사가 시장을 앞서 나가게 된다.
AI가 하는 일과 사람이 끝까지 쥔 판단

그림2. 분석은 AI, 최종 판단은 사람의 몫 (출처: 딜로이트 인사이트)
흥미로운 점은 조사에 참여한 딜 리더 1,000명 중 누구도 'AI가 최종 의사결정을 대신할 것'이라고 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딜로이트 컨설팅 US의 스티브 킴블(Steve Kimble) 대표는 "AI는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지 않고, 역량을 증폭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잘하는 일과 사람이 끝까지 맡아야 하는 일이 뚜렷하게 갈린다는 얘기다. AI는 수천 건의 문서를 빠르게 읽고 위험 신호를 골라내며, 여러 거래 시나리오를 동시에 계산하는 데 강하다. 반대로 이 거래가 회사의 장기 방향과 맞는지 판단하고, 상대의 속내를 읽으며 협상하고, 서로 다른 두 조직 문화를 어떻게 섞을지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리포트는 이런 방식을 사람이 고리 안에 남는다는 뜻의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라고 부른다. 이는 AI가 분석과 추천을 담당하되 중요한 결정은 사람이 검토하고 승인하며 최종 책임까지 지는 구조를 말한다. 쉽게 말해 AI에게 판단을 통째로 맡기는 것이 아니라, AI가 차려준 재료로 사람이 요리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방식이다. 그래서 리포트는 AI의 역할이 넓어질수록 사람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가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은행도 사모펀드도 바꾼 거래 방식, 넓어진 기회의 문
AI는 이미 은행과 사모펀드 같은 금융권의 M&A 방식까지 바꿔놓고 있다. 이탈리아계 글로벌 은행 유니크레딧(UniCredit)은 2025년 지능형 M&A 매칭 플랫폼 딜싱크(DealSync)를 활용해 약 2,000건의 거래 후보를 찾아냈고, 이 가운데 약 500건이 실제 공식 거래 의뢰로 이어졌다. 유니크레딧의 리처드 버튼(Richard Burton) 클라이언트 솔루션팀 대표는 "전통적인 투자은행 모델은 비용과 물량 때문에 중견기업을 상대하기 어려웠는데, 딜싱크가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큰 거래만 다룰 수 있었던 은행이 AI 덕분에 그동안 소외됐던 중견기업 시장까지 손을 뻗게 된 것이다.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이미 60% 이상이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고, 호주의 안사라다(Ansarada)가 만든 AI 기반 가상 데이터룸이 대표적인 도구로 쓰인다. 이 플랫폼의 '애스크 아이다(Ask AiDA)' 기능은 사람이 말하듯 질문하면 방대한 계약 문서를 찾아 요약해줘 문서 검색 시간을 80% 넘게 줄였다. 또 이상 징후를 조기에 잡아내는 위험 탐지 기능은 거래 성공 가능성을 97% 정확도로 예측한다고 리포트는 전한다. 여기서 나는 어느 쪽인지 생각해볼 만하다. 좋은 매물을 남보다 먼저 찾는 데만 능한 사람이라면 AI가 그 일을 대신하는 시대에 설 자리가 좁아지고, 사고 난 뒤 두 조직을 빠르게 합쳐 성과를 내는 데 능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몸값이 오르는 쪽에 서게 된다.
계약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 시대, 남은 질문들
이 리포트가 던지는 진짜 메시지는 M&A의 승자가 더 좋은 거래를 찾는 기업이 아니라, 계약 이후 기대했던 가치를 더 빠르게 실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딜로이트는 계약 종료 직후 100일을 승부처로 보고, 30일 안에 핵심 인재를 붙잡고 60일 안에 시스템을 통합하며 90일 안에 성과를 확인하는 계획을 미리 짜두라고 조언한다. 다만 이 그림이 모든 회사에서 똑같이 펼쳐질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AI의 분석 품질은 회사가 가진 데이터의 품질에 좌우되기 때문에, 데이터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곳에서는 같은 효과를 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또 AI가 골라준 위험 신호를 누가 최종적으로 승인하고 책임질지에 대한 원칙이 없다면, 빨라진 속도가 오히려 잘못된 결정을 앞당길 위험도 있다. 리포트가 기술 자체보다 이를 운영하는 방식과 사람의 책임 구조를 더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AI를 도구로 들여놓는 것과 조직 전체의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준비이며, 그 차이가 앞으로 M&A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1. M&A와 실사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M&A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사들이거나 두 기업이 하나로 합치는 인수합병을 뜻합니다. 실사는 인수하기 전에 대상 기업의 재무 상태와 법적 문제, 사업 실적을 꼼꼼히 확인하는 검증 과정을 말합니다. 원래 많은 문서를 사람이 일일이 읽어야 해 몇 주씩 걸리던 작업이지만, AI가 도입되면서 크게 빨라지고 있습니다.
Q2. AI가 기업 인수 결정을 사람 대신 내리게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딜로이트가 딜 리더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누구도 AI가 최종 결정을 대신할 것이라고 답하지 않았습니다. AI는 문서를 빠르게 분석하고 위험 신호를 찾아내는 일을 돕지만, 거래를 할지 말지 판단하고 책임지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최종 검토와 승인을 맡는 구조를 휴먼 인 더 루프라고 부릅니다.
Q3. AI 때문에 M&A 관련 일자리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좋은 매물을 찾고 서류를 검토하는 반복 업무는 AI가 상당 부분 대신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리포트는 계약 이후 두 조직을 통합하고 핵심 인재를 붙잡으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더 중요해진다고 봅니다. 단순 검토보다는 사람과 조직을 다루는 판단력이 더 큰 가치를 갖게 되는 방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딜로이트 인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명: AI 시대 M&A 본질의 변화, 인간과 AI 협업이 만드는 미래 M&A 경쟁력 (딜로이트 인사이트, 2026년 7월)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 이 기사는 AI 전문 매체 ‘AI 매터스’와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 기사 원문 바로가기)
AI 리포터 (Airepor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