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코인원은 왜 OKX가 되지 못했나

코인원 전략적 지분투자 공동 기자간담회가 4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에서 열렸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왼쪽), 스타 쉬 OKX 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코인원 전략적 지분투자 공동 기자간담회가 4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에서 열렸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왼쪽), 스타 쉬 OKX 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송혜영 기자
송혜영 기자

코인원이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소식 자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두 회사가 걸어온 시간이다.

OKX는 2013년 출범했고, 코인원은 2014년 거래소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발 당시 코인원이 뒤처진 것도 아니었다. 2017년 3월 거래량 기준 국내 1위, 세계 9위에 올랐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 OKX는 현물과 파생상품, 지갑, 웹3 서비스를 아우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코인원은 해외가 아닌 국내 원화거래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의 격차를 모두 규제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해외 진출과 자본 조달, 상품 개발 등 기업의 선택에도 차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국내 규제가 기업의 성장 경로를 좁혀온 것은 분명하다. 정부는 2017년 가상자산공개(ICO)를 전면 금지했고 법인 거래와 신규 가상계좌 제공도 사실상 막았다. 2018년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도, 2021년 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제, 2022년 트래블룰, 2024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잇따라 시행됐다. 투자자 보호 장치는 강화됐지만 산업이 성장할 통로는 충분히 열리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상장사와 전문투자법인의 투자 목적 거래를 시범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시행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현물 ETF도 국내 발행은 물론 해외 상품 중개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다.

반면 해외 거래소는 주식과 ETF, 토큰화 증권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투자자는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국내 기업이 축적해야 할 경험과 인력, 자본도 함께 빠져나간다.

코인원이 이제는 OKX의 투자를 받아 글로벌 경험을 배워야 하는 현실은 한국 디지털자산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한 회사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이 됐고, 다른 한 회사는 해외 자본을 발판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규제의 목적이 시장을 막는 데 있어서는 안 된다. 위험은 관리하되 국내 사업자가 성장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길은 열어줘야 한다. 문을 걸어 잠근 채 금융 선진국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