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와 두바이, 싱가포르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도도시들이 AI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 행정 도구라는 공감대를 확인했다. AI 혁신의 성패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실행 역량,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 시민 체감형 서비스, 도시 간 협력에 달려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아이하라 마사히로 일본 거브테크 도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4일 서울AI재단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2026 서울 AI 행정혁신포럼' 기조세션에서 “AI 행정혁신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정부 조직 내부에 AI를 직접 이해하고, 운영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AI 역량은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 사람, 제도를 통해 직접 구축해야 한다”며 “AI 거버넌스는 위험을 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가 AI 시스템을 이해하고 구축하며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도쿄는 약 6만명의 공무원이 활용하는 공용 생성형 AI 플랫폼 'A1'(일본어 발음 에이이치)를 구축했다.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해 다른 지방정부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으며, AI를 외부 용역이 아닌 정부 내부 핵심 역량으로 축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이디 알 파라시 두바이 AI 센터 이그제큐티브 디렉터는 “AI 전략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각 정부 기관에 최고 AI 책임자(CAIO)를 지정해 실행력을 높였다”면서 “현재 두바이 27명의 최고 AI 책임자가 정부 내 AI 도입을 총괄하고 있으며, 약 90건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정부와 민간의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두바이 AI 씰(Seal)'이라는 인증 체계를 도입해 이른바 'AI 워싱'을 걸러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과의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 전반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노력도 소개했다. 두바이는 시민이 생성형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프롬프트 교육 프로그램인 '원 밀리언 프롬프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약 85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리프톤 푸아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 디렉터는 싱가포르의 AI 혁신 전략을 '집중·속도·신뢰'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제시했다.
푸아 디렉터는 “AI 거버넌스는 혁신을 막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위험이 큰 곳에서는 규제하고, 조직이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는 실질적인 도구를 제공하는 위험 기반, 성과 중심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AI 검증 도구와 거대언어모델(LLM) 평가 체계를 통해 모델의 정확도뿐 아니라 편향, 안전성, 환각, 프롬프트 인젝션 등 다양한 위험요소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또 동남아 다언어 환경에 대응하는 특화 AI 모델(Sea-Lion, MERaLiON) 법률 분야 특화 모델 'GPTLegal' 등을 통해 지역성과 산업 특수성에 맞는 AI 적용 사례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두 번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서울에서 만나는 AI 혁신의 미래, AI CITY SEOUL'을 주제로 국내외 AI 선도도시와 연구기관, 전국 지자체가 참여해 공공 AI 행정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국내외 AI 전문가와 전국 지자체 AI 담당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