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통시장에서는 가격을 최우선으로 삼는 소비와 품질과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가 동시에 뚜렷해지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우유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기 보관이 가능한 수입산 멸균우유와 신선도·품질을 앞세운 국산 신선우유가 각기 다른 소비 성향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으며 뚜렷한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수입산 멸균우유가 보관 편의성과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면, 국산 신선우유는 원유 본연의 신선한 맛과 영양, 엄격한 품질관리 체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가격만이 아닌 제품 본연의 가치를 함께 따지는 소비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유는 가공 방식과 유통 과정에 따라 제품의 특성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도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장기 보관이 가능한 제품을 선호하는 수요와 함께 원유 본연의 신선함과 영양,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이 국산 신선우유를 꾸준히 선택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우유 선택의 기준이 가격이나 편의성을 넘어 품질과 신뢰를 중심에 두는 '가치소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폴란드에서 불거진 우유 품질 조작 사건을 계기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 사건은 원유에 물을 혼합해 납품량을 부풀리고 품질 검사 결과까지 허위로 조작한 혐의로 70여 명이 기소된 사례로, 현지에서는 '우유 스캔들'로 불리며 원유 관리와 품질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논란으로 번졌다.
국내로 수입되는 멸균우유 가운데 폴란드산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사건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식품 안전과 품질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생산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들여다보기 어려운 식품일수록 어떤 원료를 사용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품질을 관리하는지, 문제 발생 시 이를 걸러낼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가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고르기보다 어떤 원료를 사용했고 어떤 관리 체계를 거쳐 생산됐는지까지 살펴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우유도 가격 경쟁을 넘어 품질과 안전성, 신뢰도를 중시하는 가치소비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산 신선우유는 착유 후 2~3일 내 유통되고 전 과정이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관리돼 원유 본연의 신선함과 영양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우유 품질 조작 사건이 글로벌 식품 공급망의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면서 가격보다 품질과 신뢰를 기준으로 식품을 선택하는 소비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