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차세대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인 'AI-DLC(AI-Driven Development Life Cycle)'를 제시하고, 이를 구현할 핵심 도구인 '키로(Kiro)'의 활용을 본격화하며 기업용 AI 개발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AWS는 16일 서울 역삼동 AWS 코리아 사옥에서 'AI-DLC & Kiro 기자간담회 및 핸즈온 세션'을 열고, AI 시대의 생산성 정체 현상을 타개할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AI 기반 개발 방법론인 'AI-DLC'다. 사람과 AI가 공존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모델을 기반으로, 기존의 파편화된 AI 코딩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전 과정을 AI가 실행하고 사람이 검증하는 체계적인 구조를 표준화한 것이 특징이다.
AWS가 이 같은 방법론을 제시한 배경에는 기존 개발 방식의 고질적인 비효율성이 자리하고 있다. 박혜영 AWS 코리아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SA)는 “AI를 도입한 개발 조직의 94%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CircleCI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5% 수준의 조직조차 기능 개발 속도는 85% 빨라졌으나, 실제 배포 속도는 26% 개선에 그쳤다.
품질과 보안 측면의 한계도 명확하다. Black Duck 보고서에 따르면 코드베이스당 취약점은 전년 대비 107% 증가했으며, Veracode 분석에서는 AI 생성 코드의 취약점 없는 비율이 사람이 작성한 코드보다 낮게 나타났다. 박 SA는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코딩은 20%에 불과한데, 기존 AI 도구들이 이 영역만 가속화하고 있어 전체 생산성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AWS가 대안으로 내놓은 AI-DLC는 '착수-구축-운영'의 3단계로 구성된다. 각 단계는 이전 결정의 맥락을 축적하고, 반드시 사람이 승인하는 '승인 게이트'를 통과해야 하며, 모든 과정이 문서로 남는 '감사 추적'을 수행한다. 특정 AI 도구에 종속되지 않는 이 방법론은 이미 국내외 기업 현장에서 실효성을 입증했다. LG전자 MS사업본부는 생산성을 2배로 높였으며, CJ올리브영은 프로젝트 MVP 완성도를 대폭 향상했다. 특히 B2B 서버 플랫폼 사례에서는 스프린트 기간이 2주에서 1주로 단축되고 투입 공수가 50% 절감되는 성과를 거뒀다.
박 SA는 “AI-DLC를 통해 개발자는 단순한 코딩 수행자를 넘어, 전체 시스템을 설계하고 AI의 결과물을 검증하는 '설계자이자 검증자'로 역할이 재정립됐다”고 강조했다.
AWS는 스펙 기반 개발 도구인 '키로'를 앞세워 개발 생태계 확산을 가속화한다. 키로는 요구사항과 설계를 먼저 문서로 정리한 뒤 코드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개발 규정 학습을 돕는 '스티어링(Steering)', 자동 점검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훅(Agent Hooks)', 외부 시스템과 직접 연결되는 'MCP(Model Context Protocol)'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특히 동일 작업 시 타사 도구 대비 1/6에서 1/10 수준의 비용 효율성을 확보한 점이 강점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AWS 서밋 서울 2026 'AI-DLC 챌린지' 우승팀들이 참여해 각 사의 도입 사례를 공유했다.
현대해상의 장진우 데이터사이언스파트 대리는 조직 내 흩어진 업무를 AI가 탐색·연결해 협업을 제안하는 AI 업무 인텔리전스 플랫폼 'Hi-Universe'를 소개했다. 신상품 기획이 등록되면 이와 연관된 중복 업무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부서의 업무를 찾아 선제적으로 협업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로 사내 업무와 담당자를 연결하는 구조로, 6개의 AWS 서비스를 활용해 구현했다. 장 대리는 “단순히 협업 과정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와 어떤 업무를 왜 함께해야 하는지 그 명분과 대상을 AI가 직접 찾아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권영우 모빌리티AX개발팀 책임은 차량 내 다중 화자 AI 에이전트 'Family Profile Co-pilot'을 소개했다. 여러 명이 동시에 차량에 탑승해 말하더라도 최대 4명까지 화자를 구분해 개인별로 응답하며, P95 기준 3초 이내 응답 속도를 확보했다. 권 책임은 “AI-DLC를 통해 요구사항·설계·개발·검증 단계의 산출물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으며, 중간에 요구사항이 변경되더라도 관련 문서를 함께 수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SK AX의 유해식 매니저는 RFP(제안요청서) 분석 자동화 시스템 'RFP Insight AI'를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최대 200페이지 분량의 RFP를 업로드하면 주요 내용을 분석해 사업 제안과 수행 계획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유 매니저는 “기존에 전문 인력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문서 분석 업무를 자동화해 1분에서 20분 만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됐다”며 “단순한 문서 요약을 넘어 실제 사업 제안과 프로젝트 착수 단계에서 활용 가능한 실행 계획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