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교통로(SLOC)의 안전 확보가 국가 경제 안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종현학술원과 대한민국 해군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콘퍼런스홀에서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를 주제로 공동 포럼을 열고, 국제 해양 질서 변화와 한국의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재준 해군 대령,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김동규 PADO 편집장 등이 참석했다.
김 해군참모총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은 바다를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해양 국가인 만큼 바닷길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와 안보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해상교통로의 안전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해상교통로를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경제 안보 인프라로 규정하며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해상교통로 차질은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공급과 제조업 생산,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흔드는 국가 경제 안보의 문제”라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징은 사실상 해양 경제”라고 지적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으로 공급망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공급망 위험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구조적 취약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대령은 “해양 안보는 더 이상 군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과 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제 안보이자 국가 생존의 문제”라며 인공지능(AI) 기반 지휘통제 체계와 한국형 해양영역인식(MDA) 체계 구축 등 미래 해양작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연구위원은 “미국이 해양 질서 유지 부담을 동맹국과 분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며 “한국도 해양 질서의 공공재를 소비하는 국가를 넘어 공급에 기여하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명예교수는 해상교통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가 유사시 전략물자 수송에 활용할 수 있는 국가통제선대 확충과 해군 호위 체계를 연계한 국가 해상수송안보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소연 기자 so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