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커리 점원이 음료를 만드는 사이 고객은 빵을 직접 결제하고 가게를 나온다. 바코드 라벨이 붙은 포장 없이 진열된 빵을 스캔하고 결제까지 지원하는 파인더스에이아이의 '인공지능(AI) 스캐너'가 바꿔놓은 풍경이다.
지난 4월 AI 스캐너를 도입해 운영 중인 서울 서초구 비밀베이커리 예술의전당점에 지난 15일 방문했다. 고객이 몰리는 오후 6시부터 30분간 실제 고객이 결제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고객 절반은 점원에 결제를 요청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택했고, 나머지 절반은 포스기 옆에 놓인 AI 스캐너로 빵을 직접 결제했다.
베이커리에서 무인 결제가 이뤄지는 모습은 생경했다. 베이커리는 편의점, 잡화점, 옷가게 등과 달리 바코드 라벨이 부착된 포장 없이 제품을 판매한다. 무인 계산대를 두기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이 때문에 베이커리는 고객이 고른 빵을 눈으로 식별해 가격을 입력하는 점원을 두는 게 일반적이다.

AI 스캐너는 '점원의 눈' 역할을 한다. 스캐너 상단에 배치된 카메라가 바코드 없이도 상품을 인식하고 AI가 상품의 종류를 분석한다. 다수 상품을 한 번에 인식하는 이미지 기반 결제 기술이 적용됐다.
AI 스캐너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스캐너 위에 빵을 뒤집지 않고, 겹치지 않게 놓은 뒤 화면의 '빵 스캔하고 주문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버튼을 누르고 8초 뒤 AI 스캐너는 기자가 고른 4개의 빵을 정확히 인식해 화면에 구매 목록을 제시했다.
'담기'를 누르면 음료 상품 구매 화면으로 넘어가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 음료까지 목록에 추가할 수 있다. 결제는 스캐너 옆에 있는 결제 수단을 단말기에 대면 완료된다. 삼성페이, 애플페이, 실물 카드만 가능하고, 현금·할인·제휴 결제는 카운터에서 할 수 있다.

새로운 빵으로 진행한 10번의 인식 모두 정확했다. 빵을 뒤집거나 겹치게 두는 등 안내된 이용 방법을 따르지 않은 경우엔 정확도가 낮았다. 이럴 때는 위아래가 확연히 다른 에그타르트를 목록에 누락하거나, 소세지빵을 단팥소보루로 잘못 인식하기도 했다. 어렵지 않은 이용 방법을 잘 따른다면 높은 정확도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비밀베이커리 점원 A씨는 “포스기 결제와 AI 스캐너 결제로 결제 손님이 분산되면서 손님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도 손님 응대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스캐너 이용률을 높이는 건 과제다. A씨는 “AI 계산대를 한번 써본 손님은 재방문 시에도 AI 계산대를 활용하면서 편리함을 느낀다”면서도 “AI 계산대를 낯설어하거나 AI 계산대에선 제휴 혜택이 연결되지 않아 기존 포스기 결제를 선호하는 손님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AI 스캐너를 설치한 베이커리는 늘어나는 추세다. 비밀베이커리는 예술의전당점과 교대점 등 2곳, 인천 검단구 한상민과자점은 2개 매장에 AI 스캐너를 도입했다. AI 스캐너가 대중화되고 기능이 지속 업데이트된다면, 베이커리의 무인 결제는 편의점, 잡화점과 같이 익숙한 풍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