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안전부 소속 주무관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개발한 '나라 예산 한눈에'는 중앙관서의 예산 설명 자료를 웹에서 쉽게 검색·탐색할 수 있도록 만든 예산 자료 대시보드다. 그동안 정부 예산 자료는 공개됐지만 세부 사업 내용을 확인하려면 개별 파일을 내려받아 일일이 열어봐야 했다. 이 솔루션은 중앙관서 예산 설명 자료를 자동으로 수집·변환하고, 사업명, 소관 부처, 담당 부서, 예산액, 전년 대비 증감 현황 등의 정보를 구조화해 웹 화면에서 검색·필터링·정렬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사용자는 개별 파일을 일일이 열지 않고도 사업 내용과 예산표를 웹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부터 시범운영 중인 'AI 정부 실험실'에 이처럼 공무원이 직접 개발한 현장 밀착형 AI 과제가 등록돼 실험과 검증에 들어갔다고 22일 밝혔다.
AI 정부 실험실은 업무 담당 공무원이 대화형 코딩과 AI 코딩도구, 개방 데이터, 공공 API 등을 활용해 현장의 반복 업무와 국민 불편을 개선하는 시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 AI 전환(AX) 실험·개발 환경이다. 'AI 챔피언'을 비롯해 해커톤 우수자와 AI 활용에 관심 있는 현업 담당자가 참여하고 있다.
운영 초기임에도 '나라 예산 한눈에'를 비롯해 재난 문자를 지역·유형별로 확인할 수 있는 '재난 문자 지도', '모두의 민원콜' 등 우수 과제가 잇따라 등록됐다.
조원갑 행안부 인공지능정부정책과장은 “과제의 공통점은 여러 문서와 기관에 흩어져 있어 활용하기 어려웠던 정보를 국민과 공무원이 한눈에 찾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꿨다는 점”이라며 “AI가 정보 탐색 시간을 줄이고 국민 불편과 행정 비효율을 개선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반응도 긍정적이다. '나라 예산 한눈에'가 행안부 내부 게시판에 공유되자 “매번 개별 파일을 열어보지 않고 바로 검색해 볼 수 있어 좋다”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재난 문자 지도' 역시 현장 활용 가능성을 인정받아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행안부는 AI 정부 실험실을 활용, 공공 AX 혁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기존 정보화 사업 방식은 소규모 아이디어라도 별도 예산 확보와 기획·개발 절차 등을 거쳐야 해 실제 구현까지 시간이 걸렸다. 반면 AI 정부 실험실에서는 담당 공무원이 아이디어를 직접 시제품으로 구현하고 현장 수요와 활용 가능성을 신속하게 검증할 수 있어 현장 적용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
행안부는 실험실에서 개발한 과제의 문서, 소스코드, 프롬프트 등 개발산출물은 개인 PC나 개별 저장소에 머무르지 않도록 공공 개발산출물 저장소(공공 GitLab)에 등록, 관리한다. 등록 과제는 실험·검증 단계의 시제품으로, 추가 검증·보완을 거쳐 행정 현장에 적용하거나 대국민 서비스로 전환한다. 우수과제의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다른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정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확산할 방침이다.
AI 정부 실험실의 동시 접속 인원 또한 2027년까지 3000명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AI 챔피언' 교육 과정에 AI 정부 실험실 활용 실습을 하고 우수과제를 정기적으로 선정해 포상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해 공무원의 참여를 높이고 실험실 이용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황규철 행정안전부 인공지능정부실장은 “예산 자료 검색과 재난 정보 시각화처럼 국민 생활과 행정 현장에 밀접한 과제가 시범운영 초기부터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현장을 잘 아는 공무원의 아이디어가 AI 정부 실험실에서 신속하게 실험·검증되고, 검증된 우수사례를 범정부로 확산해 국민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