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개발자 생태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단순 코딩 인력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AI 시스템 전반을 구축·운영하는 실무형 풀스택 인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유경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이하 대구소마고) 교장을 만나 프로젝트 기반 교육(PBL) 역량 강화, 'AX융합소프트웨어과'로의 학과 재편, 대대적 공간재구조화 사업으로 미래형 SW·AI 인재 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는 대구소마고의 현주소와 미래 비전을 들었다.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의 대표 교육과정인 프로젝트 기반 교육과정(PBL)의 성과와 타 교육과정 대비 차별점은 무엇입니까?
=우리 학교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AI·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 즉시 기여하는 '기획력을 갖춘 풀스택 AI·소프트웨어 인재'를 기르고자, 1학년 2학기부터 시작되는 '나르샤 프로젝트'를 프로젝트 기반 교육(PBL)의 핵심 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졸업생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취업 후 직무 수행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교육 프로그램 1위로 '나르샤 프로젝트'가 꼽혔습니다.
기존 이론 중심 교육과 가장 큰 차별점은, 신산업 현장의 변화를 교육과정에 즉시 반영해 학생들이 제품 기획부터 개발, 전문가 피드백을 통한 기능 개선, 프로젝트 최적화 및 배포까지 전 과정을 실무형으로 경험한다는 점입니다.
구체적 사례로, 2학년 학생들은 3월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해 두 차례의 교내 발표(오프라인·온라인)를 거치고, 10월 ICT융합 엑스포에서 세 번째 부스 시연과 네 번째 최종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진행하는 1년 단위의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여기서 최종 선발된 3개 팀은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SOFTWAVE 행사에 전용 부스를 차려 전국의 많은 IT 기업 관계자들에게 직접 프로젝트를 시연하고 발표합니다.
성과도 뚜렷합니다. 지난해 최종 입상한 3개 팀 중 한 팀은 소프트웨이브(SOFTWAVE) 행사에서 네이버 OGQ 담당자의 눈에 띄어 장학금 수령 및 3학년 1학기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학생 2명이 채용되어 현재 현장실습을 나간 상태입니다. 채용 기관들로부터 “별도의 재교육 없이 곧바로 실무 투입이 가능하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저희 교육과정의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통 산업 분야의 DX·AX 수요 급증에 따른 산업계 반응과 취업처 다변화 현황은 어떠한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AI 발달로 개발자가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보도와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저희 교사진조차 걱정이 컸습니다. 하지만 올해들어 읽히는 산업 현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바이브 코딩이나 프롬프트로 빠르게 만든 앱을 검증 없이 상용 제품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기업들이 체감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단순 코딩 인력에 대한 수요는 줄어든 반면, 코딩과 알고리즘을 제대로 이해하고 검증·수정할 수 있는 전문 개발자의 역량이 오히려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기획부터 DB 및 시스템 관리가 가능한,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백엔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온 채용 의뢰를 보면 기존 SW·IT 업체뿐만 아니라 공기업과 금융권에서도 IT 직무 신규 채용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구지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인근 전통 제조업체들이 디지털·인공지능 전환(DX·AX)을 위한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먼저 제안해 오고 있습니다.

구지산단의 한 모기업은 3명의 학생과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팀원 전원 채용을 희망하며 팀 확대를 요청해, 총 6명이 참여해 4명이 최종 합격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아진산업 역시 직접 학교를 방문해 산학협력을 상담하는 등 이러한 수요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8학년도 신입생부터 추진되는 'AX융합소프트웨어과' 학과 개편의 취지와 새로 도입될 교육과정은 무엇입니까?
=2028학년도 신입생부터 'AX융합소프트웨어과'로 개편하기 위해 지난 7월 13일 교육부 학과 재구조화 지원 사업에 응모해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 취지는 인력양성 목표를 산업 현장의 실제 수요에 맞게 재정의하는 데 있습니다. 기존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가 'AI 모델 개발자' 양성을 목표로 했다면, 현재 산업 현장에서는 직무 안에서 업무를 자동화하는 에이전트 AI 구현 역량과, 소형언어모델(SLM) 개발 및 RAG를 활용한 사내 전용 AI(인터널 AI) 구축 인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새 학과의 인력양성 유형을 'Agentic AI 엔지니어', 'AX솔루션 엔지니어'로 새롭게 설정했습니다.
차별화된 교육과정은 피지컬 AI 및 AIoT 커리큘럼, Agentic AI 및 SLM 실무 교육 등 크게 두 가지입니다. 피지컬 AI 및 AIoT 커리큘럼은 향후 산업 구조가 '피지컬 AI'로 빠르게 전환될 것에 대비해 기존 풀스택 역량에 사물인터넷, 엣지 컴퓨팅, AIoT 플랫폼 관련 교육과정을 신설했습니다. 또 Agentic AI 및 SLM 실무 교육은 다양한 도메인의 데이터로 SLM을 파인튜닝하고, 이를 에이전트 AI 및 온디바이스 환경과 통합할 수 있는 실무형 커리큘럼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를 AI·SW 풀스택 개발자, Agentic AI 엔지니어, 도메인 특화 AX 엔지니어까지 세 갈래로 확장하고, 선제적으로 미래 산업 변화에 대응하고자 합니다.
▲생성형 AI 시대에 맞춰 학생들이 AI에 대체되지 않고 도구로서 주도하도록 돕는 구체적인 교육 전략은 무엇인가요?
=이제는 코딩 기술만 갖춘 개발자보다, 현장의 수요를 정확히 읽고 기획, 개발, 시스템 관리, 데이터 분석, 마케팅, 피드백 반영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을 주도하는 'AI 활용 풀스택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인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학교는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기본 교육에 충실하면서, AI 활용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AI 모델링, 빅데이터 분석, AI 활용 서비스 개발 교육을 대폭 강화하여 교육과정 내에서 AI를 더 깊이 학습하도록 개편하고 있으며, 기획부터 서비스 개선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채용 연계형 프로젝트 중심 교육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1인 창업과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는 '창직(創職)'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탄탄한 프로젝트 경험을 갖춘 학생들이 졸업 후 현장에서 5년 정도 경험을 쌓는다면, AI를 활용한 1인 창업 및 창직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현재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지도하는 멘토 상당수가 스타트업 대표들이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대표들과의 온·오프라인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수익 구조와 시장 분석 감각을 익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3학년 과정에서 금융 교육, 창업 교육, 기업가정신 특강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아리 활동 및 정부·기업 주관 각종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참가를 적극 지원하여 실질적인 창업·창직 성과로 이어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약 244억 원이 투입되는 학교 공간재구조화 사업의 내용과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요?
=현재 약 244억 원을 투입해 본관과 후관을 개축하고, 기숙사를 2인 1실 체제로 수평 증축하는 공간재구조화 사업(2026년 11월 완공 목표)을 진행 중입니다. 올 11월 말 준공 및 12월 이사를 마치고 새 건물에서 수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새로 조성되는 본관동은 3층 구조로 운영됩니다. 1층은 소프트웨어교실, 도서관, 음악실 등이며, 2층은 2·3학년 교실, 공유 오피스 콘셉트의 오픈 스페이스(산학협력 프로젝트 전용), 1인 면담실, 산학겸임교사 회의실로 구성되고, 3층은 1학년 교실, 프로젝트실, UI/UX 디자인실입니다.
“공간이 바뀌면 교육이 바뀐다”는 말처럼, 오픈 스페이스와 최신 프로젝트실에서 학생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프로젝트를 마음껏 개발하며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학생들의 대외 수상도 많고, 취업률도 높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최우수 및 우수학교로 선정된바 있습니다. 취업과 대외 수상경력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2025학년도 취업률은 98.5%에 달하고, 스타트업과 중견기업, 대기업 및 공공기관, 금융권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취업연계를 위해 기업과의 업무협약(MOU)도 300곳이 넘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매년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어 실력을 검증받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해커그라운드해커톤에서 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주최한 SW마이스트고연합해커톤에서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는 등 10여차례 수상했습니다. 지난해에도 SW미래채움 고교 글로벌챌린지해커톤에서 대상, 데이터 크리에이터캠프에서 대상을 받는 등 각종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청소년IT학술대회, 한국AI올림피아드, 해군해병도 AI경진대회 등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휩쓸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 교직원, 지역사회 및 기업 관계자분들께 전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구소마고의 오늘이 있기까지 애써주신 학생, 학부모, 교직원 여러분과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아낌없이 참여해 주신 지역 기업, 멘토, 지역사회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산업 현장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학생들이 AI에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가 지역과 산업을 잇는 인재 양성의 거점이이자 글로벌 인재의 요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