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스마트폰이 키운 보조배터리, 스마트폰이 끝낼까…휴대용 전력 시장은 새로운 국면으로](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7/24/news-p.v1.20260724.573e36481c3b4d72a70bddfb9858a34c_P1.jpg)
한때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필수 액세서리였던 보조배터리 시장이 구조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에는 제조사 간 용량과 가격, 크기 경쟁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 자체의 배터리 성능 향상이 보조배터리 수요를 잠식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전통적인 소형 보조배터리 시장은 성장 한계에 직면한 반면에, 휴대용 전력(Power Supply) 산업은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출시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6,000mAh 이상 배터리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으며, 일부 플래그십과 특화 모델은 1만mAh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대용량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여기에 80W 이상 초고속 충전 기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짧은 충전만으로도 하루 이상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역방향 충전 기능을 통해 다른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충전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 공급 능력까지 확보했다.
이 같은 변화는 보조배터리의 핵심 존재 이유였던 '배터리 불안'을 크게 완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외출 시 보조배터리가 필수품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자체의 배터리 지속시간이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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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환경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보조배터리 제품에 대한 리콜이 잇따른 데 이어 3C(CCC) 인증 강화와 항공기 반입 규제, 새로운 국가 안전기준 시행 등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산업 전반의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특히 새로운 안전기준은 배터리 셀과 보호회로, 전압 관리 등 제품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면서 제조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배터리 셀을 사용할 경우 제품당 원가가 5~7위안 증가하며, 전체 제조원가는 기존 대비 20~30%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형 3C 인증은 20여개 항목에 대한 시험을 거쳐야 하고 인증비용 역시 기존보다 두세 배 높은 2만~5만위안 수준으로 증가했다. 연구개발 역량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제조사들은 이러한 규제 환경을 감당하기 어려워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시장 지표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소형 보조배터리 판매량은 올해 들어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감소 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배터리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조배터리는 일반적으로 2~3년 이상 사용하는 내구재에 속하는 만큼 신규 수요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유 보조배터리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한때 급성장했던 공유 보조배터리 업체들은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던 괴수충전(Monster Charge)은 매출 감소와 적자 전환 끝에 상장 폐지를 결정했으며, 샤오뎬(小电科技)과 거리전(街电), 소우뎬(搜电) 등 주요 사업자들도 사업 축소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휴대용 전력 산업 전체의 침체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수요 중심이 스마트폰 충전에서 다양한 전자기기 전력 공급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캠핑과 차박, 야외 촬영, 원격 근무 등 아웃도어 활동이 증가하면서 노트북과 프로젝터, 휴대용 냉장고, 드론 등을 구동할 수 있는 대용량 휴대용 전원장치(Power Station)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휴대용 전력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30억위안에 달했으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기업들도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안커(Anker)는 과거 100종이 넘는 보조배터리 라인업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 대부분을 정리하고 질화갈륨(GaN) 충전기와 휴대용 전원장치,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중심축을 이동했다. 현재 전통적인 소형 보조배터리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 10%대 초반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UGREEN 역시 충전 액세서리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NAS(Network Attached Storage), USB 허브, 도킹스테이션, PC 주변기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단일 시장에 의존하기보다 디지털 주변기기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보조배터리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 필수품이었던 범용 충전기와 microSD(TF) 카드, 3.5mm 이어폰 변환 어댑터 등이 스마트폰 기술 발전과 함께 시장에서 점차 사라진 것처럼, 스마트폰의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던 액세서리들은 결국 스마트폰 자체의 진화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는 공통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액세서리 제조사들의 경쟁력은 소형 보조배터리 자체가 아니라 새로운 전력 솔루션과 디지털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한다. 대용량 휴대용 전원장치와 에너지 저장장치, 업무 및 콘텐츠 생산성을 높이는 IT 주변기기, 글로벌 시장 확대 등이 주요 성장 전략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소형 보조배터리는 스마트폰 배터리 기술이 미성숙했던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으로서 점차 역할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반면에 휴대용 전력 산업은 스마트폰 충전을 넘어 다양한 전자기기와 생활 환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도 '보조배터리 쇠퇴'보다 '휴대용 전력 시장 재편'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