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eBay)와 전직 고위 임원들이 자사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뉴스레터 발행인 부부를 상대로 조직적인 괴롭힘과 스토킹을 벌인 끝에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 ·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베이와 전직 임원 3명은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거주하는 데이비드·이나 슈타이너 부부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총 5570만달러(약 805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슈타이너 부부가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전문 뉴스레터 '이커머스바이트(EcommerceBytes)'가 이베이에 비판적인 기사를 다루면서 시작됐다.
얼마 뒤인 2019년 8월, 당시 데빈 웨니그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베이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였던 스티브 와이머에게 “그(이나 슈타이너)를 끌어내릴 때가 됐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 때부터 회사 차원의 보복성 괴롭힘이 폭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 전 직원들은 부부의 자택에 바퀴벌레, 구더기(파리 유충), 피 묻은 돼지 가면 등을 택배로 발송하는가 하면, 차량에 GPS 추적 장치를 부착하고 주거지 주변을 감시하는 등 심각한 사이버 스토킹과 협박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이베이 전 직원 7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최대 57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이베이 법인 역시 형사 기소돼 2024년 30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43억 원)의 벌금을 납부한 바 있다.
이번 민사 합의에 따라 이베이 측은 피해 부부에게 4615만 달러(약 667억 원)를 직접 지급하고, 비영리 단체에 600만 달러(약 87억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사건 당시 CEO였던 웨니그 전 대표 역시 개인 자격으로 200만 달러(약 29억 원)를 지급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한 자선단체에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기부할 예정이다.
이베이는 성명을 통해 “슈타이너 가족에게 일어난 일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며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피해 부부에게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기업과 경영진이 이러한 부정행위에 가담할 경우 중대한 법적·재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남긴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