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볼보, '벤츠맨' 잇단 영입…中 시장 부진 돌파구 찾을까

상반기 대중화권 판매 27% 급감…두안젠쥔 이어 허궈 판매 수장 선임
EX30·XC70 파격 할인으로 가격 경쟁…전동화 경쟁력 회복이 최대 과제

볼보자동차가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벤츠맨'을 잇따라 전면에 배치하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출신 두안젠쥔을 대중화권 총재 겸 CEO로 선임한 데 이어 허궈를 판매회사 총재로 영입했다. 동시에 EX30과 XC70 등 주요 전동화 모델 가격을 대폭 낮추며 판매 반등에 나섰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의 공세가 거센 만큼 새로운 경영진 영업 경험과 전동화 경쟁력이 볼보의 중국 사업 회복을 좌우할 전망이다.

볼보 중국 시장 얼마나 떨어졌나 〈생성형AI 이미지〉
볼보 중국 시장 얼마나 떨어졌나 〈생성형AI 이미지〉

볼보자동차 중국 사업 수장이 잇따라 교체됐다. 볼보자동차는 9월 8일부로 허궈(何?·Michael He)를 대중화권 판매회사 총재로 선임했다. 기존 판매회사 총재였던 위커신(于柯鑫·Roger Yu)은 회사를 떠났다.

앞서 5월에는 메르세데스-벤츠 판매 서비스회사 총재 겸 CEO를 지낸 두안젠쥔(段建军)을 대중화권 총재 겸 CEO로 선임했다. 두안젠쥔은 연구개발부터 생산·조달·마케팅·판매까지 대중화권 전 가치사슬을 총괄한다. 불과 4개월 사이 대중화권 최고경영자와 판매 수장이 모두 교체된 셈이다.

배경에는 중국 시장 실적 악화가 있다. 볼보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대중화권 판매량은 5만32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다. 유럽 판매 감소 폭이 2%, 미주가 12%였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시장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1분기 판매량은 2만8300대로 17% 감소했고, 2분기에는 2만4900대로 감소폭이 35%까지 확대됐다. 중국 본토 2분기 판매량은 2만3600대로 전년 대비 37% 줄었다.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빠른 중국 시장에서 볼보 경쟁력 약화도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볼보는 1분기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모델 판매가 전년 대비 116%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절대적인 판매 규모는 7604대에 그쳤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500대 수준이다.

특히 순수전기차 판매가 취약하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볼보 순수전기차는 EX30, EM90, ES90, EX90 등 4개 모델이다. 이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갖춘 EX30을 제외하면 대부분 40만~50만위안대 고가 모델이다.

볼보는 가격을 낮춰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9월 EX30의 한시적 참고 가격은 15만9800위안부터다. 공식 가격 20만3800~26만3800위안과 비교하면 시작 가격 기준 4만위안 이상 낮다. 현지 딜러에서는 교체 구매 조건을 적용할 경우 제조사 보조금과 추가 혜택 등을 더해 실구매 가격을 약 13만8800위안까지 낮출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매장에 전시된 XC70. 〈출처:36kr〉
매장에 전시된 XC70. 〈출처:36kr〉

플러그인하이브리드 XC70 할인 폭은 더욱 크다. 9월 한시적 참고 가격이 22만9900위안부터이며 최대 1만위안 교체 보조금과 5499위안 상당 평생 무료 정비 혜택도 제공된다. 공식 가격이 41만1900~49만6900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18만위안 이상 가격이 낮아진 것이다. 현지 판매점에서는 실제 구매 과정에서 추가 협상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상위 전기차 모델 역시 할인 경쟁에 들어갔다. EM90 현지 딜러 가격은 약 49만8000위안으로 공식 가격 81만8000위안 대비 약 39% 낮아졌다. ES90은 38만9900~45만9900위안, EX90은 45만9900~52만9900위안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 같은 가격 정책은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방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가격 할인만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BYD 등 현지 업체들은 가격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프트웨어, 주행보조 시스템 등 상품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허궈의 영입은 의미가 크다. 허궈는 20년 이상 자동차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영업 전문가로 BMW와 인피니티, 메르세데스-벤츠를 거쳤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남부·북부지역 총괄을 맡아 중국 핵심 시장 판매와 딜러 네트워크를 직접 관리했다.

두안젠쥔 역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판매·마케팅과 운영을 경험한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전문가다. 2023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 판매회사 역사상 첫 중국인 CEO에 올랐다. 볼보가 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 국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치열한 경쟁을 경험한 두 인물을 동시에 전면에 배치한 것은 판매 조직과 딜러 네트워크를 재정비하고 실적 반등을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근본 과제는 전동화 경쟁력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볼보의 중국 판매에서 내연기관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성장세는 나타나고 있지만 순수전기차 판매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결국 볼보의 중국 사업 회복 여부는 새로운 경영진이 얼마나 빠르게 판매 조직을 정상화하고 전동화 제품의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할인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전기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벤츠맨'으로 구성된 새로운 경영진이 볼보의 중국 시장에서 반전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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