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후폭풍, 한국이 가정 먼저 무너질 수 있어”…이코노미스트 “자본주의와 투기 뒤섞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한국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의 후폭풍을 가장 먼저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증시 구조와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하락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한국을 “국가자본주의와 시장 투기의 극단이 뒤섞인 거대한 실험”이라고 표현하며 “AI가 약속한 부를 가장 먼저 누린 국가가 가장 먼저 이를 잃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한국 반도체 기업으로 막대한 자금을 유입시키며 증시를 끌어올렸지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삼성전자 역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두 회사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점을 근거로 투자자들이 현재의 실적이 정점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도 시장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았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높였지만 주가가 하락하자 손실과 반대매매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낙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위험 요인으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을 지목했다. 중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 확대와 공급 증가가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압박받을 수 있으며, 고객사의 장기 구매 계약 역시 업황 변화에 따라 재협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도 시장의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시장 개입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함께 커질 수 있다며 AI 투자 열풍 이후 나타날 조정 국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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