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입지 않는 옷이나 패션 아이템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매달 수천만 원을 버는 '공유 옷장' 서비스가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포춘(Fortune)은 최근 개인 간(P2P) 의류 대여 플랫폼 '피클(Pickle)'이 미국의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피클은 개인이 보유한 옷과 패션 소품을 다른 이용자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다. 명품 의류는 물론 가방과 액세서리, 카메라 등 다양한 물품을 등록할 수 있어 '패션계의 에어비앤비'라는 별칭도 얻었다.
핀테크 기업에서 근무하는 캣 프라이데이 씨는 지난해 집에서 사용하지 않던 약 1천 달러(약 140만원) 상당의 캐논 G7 X 카메라를 피클에 등록했고, 일주일 대여료를 150달러(약 20만원)로 책정했다.
예상보다 많은 예약이 이어지자 그는 옷장 속 셔츠와 드레스까지 추가로 올렸고, 이후에는 대여 요청이 많은 인기 제품을 직접 구매해 대여 품목을 확대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그는 월평균 약 7천 달러(약 1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물품이 늘어나면서 약 2.8평 규모의 창고까지 마련했으며, 주문 관리 업무를 맡을 직원 채용도 검토 중이다.
포춘에 따르면 지난달 피클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기록한 이용자는 한 달 동안 약 3만 달러(약 4천330만원)를 벌어들였다.
피클의 성장 배경에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으로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과, 소비자는 비싼 제품을 직접 사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여행이나 결혼식, SNS 촬영처럼 특정 상황에서만 고가의 의상이 필요한 젊은 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1천200달러(약 170만원)가 넘는 지머만 드레스는 피클에서 약 230달러(30만원)에 빌릴 수 있으며, 825달러(약 120만원)짜리 미우미우 모자는 약 50달러(7만원)에 이용 가능하다.
고가 제품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필요할 때만 대여하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다시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며 수익을 창출하는 소비 방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줄리아 오마라 피클 공동 창업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물건을 갖는 것보다 새로운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유행하는 아이템을 한 번 즐기고 반납하는 방식이 특히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피클은 현재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등 미국 50개 주로 사업을 넓혔다. 회사 측은 맨해튼에 거주하는 18~35세 여성의 약 4명 중 1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올해 활성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물품을 대여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맥마혼 최고경영자(CEO)는 “Z세대는 여전히 명품을 직접 경험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피클은 명품을 체험한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소비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