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4극 3특 자율형 R&D 가동…“지역이 직접 미래 성장동력 찾는다”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이 연구개발(R&D) 과제를 기획하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권역별로 매년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미래 유망 기술개발과 사업화, 인력 확보에 나서며 지역 자생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말 '4극 3특 과학기술혁신 지원사업' 발족식을 개최한다. 각 지역에서 마련한 R&D 사업 계획을 공유하며 지역 자율형 R&D의 시작을 알린다.

'4극 3특 과학기술혁신 지원 사업' 지역별 사업단과 중점 기술 분야(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4극 3특 과학기술혁신 지원 사업' 지역별 사업단과 중점 기술 분야(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역 자율 R&D 사업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을 4극(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과 3특(제주·강원·전북)으로 나누고, 각 권역이 사업단 구성과 중점 기술분야 도출, 과제 유형 기획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국가연구개발사업이 중앙정부가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일부 지역에 예산이 편중되고, 지역의 실제 산업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실제로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집행액 26조2175억원 중 대전 29.1%(7조6231억원), 서울 18.5%(4조8385억원), 경기 12.7%(3조3292억원)로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대부분의 비수도권 지역이 소외되는 양상을 보였다. 권역별로 일정한 예산 내에서 중점 기술을 육성하며 지역의 고질적인 저성장·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역별 연구개발 역량(자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권역별 연구개발 역량(자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과기정통부는 지역 사업단에 미래 유망 기술·인력 확보를 필수 과제로, 딥테크 지역 확산과 산학연 허브 구축,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택 과제로 제시했다. 권역 내 과학기술원과 지역 거점대학, 정부출연연구원이 주체가 된다는 원칙 내에서 각 사업단이 자율적으로 세부 과제를 기획한다.

강원사업단의 경우 인력 양성 과제는 연구 인력과 창업가 유형으로, 사업화 과제는 사전 기획 발굴형과 즉시 착수형으로 나눠, 기술 수준·단계별 지원체계를 실행한다.

사업에는 은퇴 과학기술인이 지역으로 복귀해 연구에 기여하는 '한국형 대학 연계 은퇴자 커뮤니티(K-UBRC)' 구축도 필수 과제로 담겼다. 은퇴 과기인이 지역 생태계의 한 축을 맡아 기술 성과 창출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이들의 정주 공간과 인건비 등을 지원한다.

올해 사업은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한다. 각 사업단은 조만간 과제를 공모하고, 10월경 수행 기관을 발표한다. 올해는 4극에 131억원, 3특에는 88억원의 국비를 투입한다.

본사업으로 전환되는 내년부터는 지원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 특별자치도 기준 2030년까지 4년간 국비 1200억원, 지방비 300억원 등 15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한다.

블록펀딩형 지역 자율 R&D 신규 추진 방안(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블록펀딩형 지역 자율 R&D 신규 추진 방안(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 외에도 산업통상부와 중소벤처기업부도 내년 지역 자율 R&D 사업을 신설한다. 기술과 산업, 기업을 담당하는 세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지역 원천 기술의 사업화를 돕는다. 현재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세 부처 예산을 합치면 각 권역은 매년 1000억원의 자율 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방이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주도하는 과학기술 혁신생태계를 조성해 자립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예산 당국과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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