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위한 아기 요람 로봇을 만들고 있습니다”
“벗어놓은 신발 정리와 나갈 때 다시 꺼내주는 그런 로봇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피지컬AI 시대 미래 로봇 인재들이 한자리에 모인 협력의 장 '제1회 로봇 해커톤'이 100시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KAIST와 서울대 학생들이 만든 연합단체 '로보틱어스(RoboticUS)'가 주최한 이번 해커톤은 학생들이 학교의 경계를 넘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학생 주도형 피지컬AI 로봇 해커톤이다. 로보틱어스는 KAIST 기계공학과 로봇동아리 'MR'과 서울대 로봇동아리 'SHAPE', '시그마', '메로'가 함께 만든 비영리 학생단체다. 로봇을 좋아하는 양교 학생들이 학교의 경계를 넘어 힘을 합쳤다. 참가자 모집부터 미션 구성·행사 운영·발표와 심사 방식까지 전 과정을 직접 준비했다.

해커톤에는 두 대학에서 5개 팀씩 총 10개 팀, 30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지난 3일과 4일엔 전원·회로 및 로봇 관절 제어 교육을 받은 뒤 5일 오전 공개된 미션에 따라 8일 오후 2시 30분까지 로봇을 제작했다.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설계, 조립, 프로그래밍, 반복 시험을 거쳐 실제 움직이는 로봇을 완성하기까지 약 100시간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 각 팀에는 로봇의 관절과 근육 역할을 하는 엔젤로보틱스 액추에이터 '팩트(phact)' 6축과 엔비디아 젯슨 AGX가 제공됐다. 학생들이 액추에이터 자체를 처음부터 만드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로봇의 구조와 기능, 제어 아이디어를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데 집중하도록 마련된 장비다.


지난 5일 공개된 미션의 주제는 '로봇이 실생활에서 쓰일 상황을 찾고, 그 상황에서 사람보다 더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라'다. 10개 팀은 각각 고기 굽기, 택배 포장, 납땜, 분리수거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제작에 돌입했다. 아이디어를 짜고 3D프린팅으로 로봇 외관을 설계하고 조립한다. 구동기 제어에 문제가 발생하면 같은 문제를 해결한 다른 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경쟁이 아닌 협력의 장이다.


전체적인 과정 속에 효율성을 가져다 주는 로봇에 흥미를 가지게 된 KAIST 바스티온 팀의 서승재 군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며 “100시간 안에 팀원 셋이서 A부터 Z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과 사전 교육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부분을 배워가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학부 과정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고성능 구동기 제어를 직접 접하며 깊은 인상을 받은 서울대 긱시크 팀은 “부드럽고 다양한 제어를 할 수 있는 부분이 기대 이상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00시간의 해커톤 결과 서울대 시그마 팀의 아기용 요람 로봇 '토닥'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신생아를 가진 부모에게 휴식을 주는 것에서부터 착안한 토닥은 아기의 표정을 인식해 웃거나 우는 등의 5가지 감정 변화에 따라 15개의 동작으로 움직이며 아기를 돌보고 부모에게 휴식을 주는 로봇이다. 시그마팀은 결과보다 해커톤 중 두 학교 간 서로 알아가며 도움을 주고 받는 과정이 더욱 뜻깊었다고 말한다.

로보틱어스 발족을 이끈 안연수 KAIST MR 회장은 폐쇄적인 로봇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산업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봤다. KAIST와 서울대로 시작한 해커톤에 스탠퍼드, MIT 등 세계 유수의 대학이 찾아와 함께 교류 협력할 수 있는 글로벌 행사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