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니스가 개발한 개폐형 캔 마개 'XO 리드'가 1975년 이후 50년째 굳어진 'SOT'(Stay-on-Tab) 표준에 도전한다. 생산능력 확대·원가 절감으로 XO 리드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그니스는 10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 자회사 엑솔루션의 사업 성과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XO 리드는 한 번 개봉 후 다시 밀봉할 수 있는 캔 마개다. 현재 세계 캔 마개의 표준은 SOT 방식이다. 지난 1975년 개발된 이후 높은 생산성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한 번 캔을 따면 다시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엑솔루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폐형 마개를 개발했다.
이그니스 측은 “그동안 (개폐형 캔 마개) 관련 기술 시도만 100건 이상 있었고, 이 가운데 20건이 특허로 등록됐다“면서 ”대량 생산과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는 XO 리드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엑솔루션의 기술은 기존 캔 생산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별도 설비 전환이나 공정 변경 없이 적용할 수 있다. 최장 6개월간 탄산과 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차세대 제품 'XO 2.5'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30% 줄이면서 유럽의 친환경 포장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XO 리드는 그동안 몬스터에너지와 AB인베브의 하이볼 브랜드 뉴트롤, 미국 하이볼 브랜드 하이눈 등에 적용됐다. 지난 7월에는 글로벌 제관사 아르다 메탈 패키징-유럽(AMP-유럽)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AMP-유럽의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 주요 음료 브랜드로 공급처를 넓힐 계획이다.

하지만 가격이 글로벌 표준을 가로막는 가장 높은 장벽으로 꼽힌다. XO 리드 단가는 100원 안팎이다. 기존 SOT 대비 3~5배 비싸다. 이 때문에 주류와 에너지음료 등 상대적으로 판매가격이 높은 제품군에 적용되고 있다.
이그니스는 생산 구조를 개편해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엑솔루션은 체코와 독일 브레멘에 분산된 생산 설비를 독일 다하우로 통합 중이다. 지난 4월 착공한 생산·연구개발(R&D) 통합센터는 올해 12월 설비 반입을 시작해 내년 4월 가동한다. 통합센터로 원가를 약 40% 낮추고, 오는 2028년에는 외주로 맡겨온 사출 공정까지 내재화한다. 이를 기반으로 단가를 40원 아래로 끌어내릴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연 1억2000만개에서 6억개로 확대한다.
이그니스는 앞으로 3년 내 XO 사업에서 8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대륙별 생산 거점을 확보해 100억개까지 직접 생산한다. 이후 그 이상 물량은 브랜드사와의 특허사용 계약을 통해 로열티를 받는 구조로 전환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는 “캔을 여닫는 방식을 규정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지금까지 유의미하게 상용화에 성공한 솔루션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을 먼저 선점할 시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