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핀테크 업계가 '시니어 사업' 확대에 나섰다. 모바일 금융에 익숙한 50·60대가 늘면서 이들을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보고 맞춤형 서비스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AI 핀테크 기업 해빗팩토리는 50대 이상 고객을 위한 '시니어 보장 체크' 기능을 추가했다. 50대 이후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을 중심으로 필요한 보험 보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별도 페이지를 마련했다.
50대 이상 고객은 실제 보험 상담으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해빗팩토리에 따르면 시니어 보장 체크 페이지를 이용한 고객의 상담 정보 입력 전환율은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약 3배 높았다.
앱 환경도 50·60대 이용 특성에 맞게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좌우로 화면을 이동해야 하는 가로형 표를 없애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세로형 리스트를 적용했다. 글자와 아이콘 크기를 키운 '큰 글씨 모드'도 도입했다. 상담 방식도 확대했다. 그동안 카카오톡 상담을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최근 텔레마케팅(TM)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이 전화와 카카오톡 가운데 원하는 상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이용이 확대되면서 핀테크 업계의 시니어 대응도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모바일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사용자환경(UX)과 상담 채널, 금융교육, 콘텐츠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카카오페이는 2023년부터 고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 앱 활용과 신용관리, 금융사기 예방 등을 교육하는 시니어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노인복지관과 중장년 일자리센터 등 시니어 이용이 많은 기관을 중심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도 시니어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고령자 전용 상담 채널과 큰 글씨를 적용한 '간편 홈'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인공지능(AI) 음성인식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유형과 예방법을 안내하는 'AI 세이브콜'도 추진했다.
토스뱅크는 기억력과 연산력을 자극하는 게임형 콘텐츠 '하루 1분 뇌 운동'에 시니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낱말 퀴즈 기반 추리력 게임을 추가했다. 케이뱅크는 디지털 상담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 고객을 위한 전용 콜센터를 개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시니어 고객이 금융사의 핵심 고객군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금융 이해도와 디지털 활용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기능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